증권사·자산운용사들이 앞다퉈 디지털 역량 강화에 총력을 기울이는 가운데 온라인 전용펀드의 총 설정액이 올해 들어 1조원 이상 늘어난 것으로 나타났다. 금융투자회사들이 상품의 판매 경로를 온라인으로 무게중심을 옮기면서 투자자들의 관심이 커진 것으로 풀이된다. 온라인의 비중을 높이고 있는 증권사들은 판매 상품도 주가연계증권(ELS), 발행어음 등으로 다양화하고 있다.
31일 금융투자협회에 따르면 이날 기준 온라인 전용 펀드의 총 설정액은 12조4,813억원으로 집계됐다. 지난 2018년 9조3,593억원 수준이었던 온라인 펀드의 총 설정액은 지난해 처음으로 10조원을 넘어서 11조3,783억원까지 성장했다. 여기에 올해 들어 1조1,000억원이 더 몰린 셈이다.
이는 각 증권사가 온라인 펀드의 라인업을 강화하고 투자자들의 시선이 쏠릴 수 있는 마케팅을 펼치면서다. 한국투자증권이 최근 카카오톡 ‘선물하기’ 기능을 이용해 펀드 등에 투자할 수 있는 ‘온라인 금융상품권’을 주고받을 수 있게 한 것이 대표적인 사례로 꼽힌다. 여기에 온라인 펀드의 수수료 및 운용보수가 오프라인에 비해 0.2~0.5%포인트 낮다는 점도 투자자들에게는 매력적인 부분이다.
펀드 외에도 다양한 상품들이 온라인에서 판매된다. 주요 증권사들은 온라인 전용 ELS를 꾸준히 발행하고 있으며 특히 대형 증권사를 중심으로 발행어음·해외채권 등도 온라인에서 제시하고 있다.
투자자들의 접근성을 높이는 것에도 적극적으로 나서고 있다. 11번가·G마켓 등 일반 온라인 쇼핑몰과 제휴를 맺는 방식이다. 이에 증권사들은 홈트레이딩서비스(HTS)·모바일트레이딩서비스(MTS) 등 자사 플랫폼이 아닌 일반 쇼핑몰에서 발행어음·환매조건부채권(RP) 등을 판매했다.
이같이 온라인의 비중이 갈수록 높아지자 자산운용사도 뛰어들었다. 대표적인 곳이 삼성자산운용으로 지난해 말 삼성카드 앱 내 삼성자산운용 직판 브랜드 ‘R2’를 신설해 모바일 전용 펀드에 투자할 수 있는 시스템을 마련했다. 이 시스템에서 가입할 수 있는 모바일 전용 주가연계펀드(ELF)도 최근 4호까지 출시했다. 펀드 판매량이 기하급수적으로 늘어나는 것은 아니지만 투자자들의 관심이 높아지고 있는 점은 고무적이라는 게 회사 측의 설명이다. 삼성자산운용은 또 프라이빗뱅커(PB) 등 일부만 이용할 수 있던 펀드 정보시스템을 일반 투자자들도 이용할 수 있게 개편한 ‘펀드솔루션’ 앱을 내놓았다. 약 3,400여개 공모펀드와 상장지수펀드(ETF)에 대한 콘텐츠가 담긴 앱을 제시함으로써 정보 제공을 확대하고 운용사와의 접점을 넓혀가겠다는 차원이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