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로스팅기의 에르메스라 불리는 스위스 뷸러사가 전날 가공한 원두를 일일배송 시스템으로 다음날 고객의 손으로.’ 고객은 최신식 공장에서 갓 볶은 원두를 바로 만나게 된다. 이디야커피의 스토리다. 2001년 중앙대 1호점에서 시작된 이디야커피를 2004년 문창기 이디야커피 회장이 인수했을 때만 해도 가맹점 수는 80개로 대학가에서나 볼 수 있는 커피점으로 인식됐다. 인수한지 16년이 지난 지금, ‘가맹점 3,000호’를 돌파에 자체 커피생산 공장까지 갖추며 국내 커피 프랜차이즈의 새로운 지평을 열었다. 그 사이 가맹점주와 상생으로 ‘갓디야(God+이디야)’란 별명도 얻었다.
◇이젠 자체 생산에 배송…갓 볶은 원두를 고객에=이디야커피는 경기도 평택과 이천에 자체 로스팅 공장 ‘이디야 드림팩토리’와 첨단 물류기지 ‘이디야 드림물류센터’를 각각 건립하고 가동을 시작했다고 1일 밝혔다. 오랜 불황과 코로나19로 투자를 꺼리는 가운데 400억원을 들여 공장 신설에 나선 것은 이례적이란 평가다.
이디야커피는 이제 직접 가공한 원두로 만든 커피를 소비자에게 제공한다. 기존에 OEM(주문자상표부착생산) 방식으로 생산하던 원두를 이달부터 직접 생산하게 된 것. 드림팩토리에서는 연간 최대 6,000t의 원두를 생산할 수 있다. 세계적 로스팅 기기 제조사인 스위스 뷸러사, 독일 프로밧의 최신 설비를 도입했다. 이디야커피는 “생두 투입부터 4단계에 걸친 이물 선별과 로스팅·포장에 이르기까지 전 공정이 자동화됐다”며 “열풍식·반열풍식 로스터기를 혼합 사용해 각기 다른 로스팅 방식으로 고객의 입맛에 맞는 다양한 맛과 향의 품질 좋은 원두를 대량으로 생산할 수 있다”고 소개했다. 이디야커피 3,000여개 프랜차이즈에서 연간 원두 소비량만 1,000t이 넘는다.
신선한 원두 배송을 위해 물류 시스템도 진화한다. 물류 설비를 갖춘 ‘이디야 드림물류센터’도 가동을 시작했다. 기존의 가맹점 대상 주 3회 배송에서 주 6회 일일배송으로 고객은 그만큼 신선한 커피를 마실 수 있다.
◇이디야, 스틱커피도 날개…믹스커피까지 진출=이디야는 드림팩토리를 통해 스틱커피와 믹스커피 시장에도 본격적으로 뛰어든다는 계획이다. 이디야의 스틱커피 비니스트는 지난해 광고 없이 입소문만으로 약 130억원의 매출을 달성할 정도로 경쟁력을 인정 받았다. 이디야 관계자는 “커피업계에서 가장 많은 가맹점 판매 데이터를 비니스트 신제품 연구개발에 반영해 고객 니즈를 정확하게 파악한 것이 인기의 비결”이라며 “이제 자체 생산을 통해 전국 가맹점과 유통 채널을 대상으로 판매를 확대할 예정”이라고 설명했다. 이디야는 기존 비니스트 제품의 리뉴얼을 시행하며 고공행진을 위한 채비를 갖췄다. 조만간 믹스커피도 생산, 선보일 예정이다. 이외에도 드림팩토리에서 음료 파우더 등 가맹점 공급용 원재료를 직접 생산해 품질 수준을 높였다.
◇가맹점주가 붙여준 ‘갓디야’=이디야가 늘어나는 가맹점을 바탕으로 자체 생산시설 까지 갖추게 된 원동력은 이디야의 상생경영이 뒷받침한다. 이디야는 최저임금 인상으로 가맹점주 부담이 높아지자 2017년 원재료 공급 단가를 인하했고 40억원 상당의 가맹점 공급 물품 가격을 인하했다. 이로 인해 이디야는 ‘갓디야’라는 별명을 얻었고 이후 제품 가격을 인상하더라도 “이디야는 올려도 된다”는 충성 고객층을 확보하기도 했다. 특히 이디야는 아르바이트생과 가맹점 주 자녀를 대상으로 대학 등록금을 지원하면서 젊은 세대 사이에서 높은 브랜드 평판을 유지 중이다. 최근 문 회장은 코로나19 확산으로 매장 방문객이 줄자 “두 달간 로열티를 면제하겠다“며 ”더불어 원두 한 박스를 무상 지원하며 세정제 및 마스크 등 방역물품을 지속 공급하는 등 약 20억원 규모의 지원을 실시하겠다“고 밝혔다. 드림팩도리 도입과 함께 4년 만에 원두도 교체한다. 새로 교체한 원두를 이달 전 가맹점에 한 박스씩 무료로 지원한다.
/김보리·박형윤 기자 boris@sedaily.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