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40대 주부 A씨는 중학교를 다니는 두 자녀의 온라인 개학을 앞두고 책가방에 노트와 필기구를 챙기는 대신 데스크톱 PC에 화상 카메라를 달고 프린터에 복사용지를 채웠다. 최대한 학교 수업 환경과 비슷하게 만들기 위해 서재에 있던 책상도 아이들 공부방으로 옮겼다. 또 새 학기 수업이 실시간 온라인으로 진행될 경우를 대비해 이번 주말에는 가전 매장에 들러 노트북을 한 대 더 장만할 계획이다.
코로나19로 사상 첫 온라인 개학이 결정되면서 신학기 준비물이 달라지고 있다. 필기구와 책가방은 뒷전으로 밀려나고 노트북과 화상 카메라 등 디지털 기기를 구매하는 학부모가 크게 늘고 있는 것. 동영상 학원 강의와 달리 실시간으로 수업이 진행될 경우 ‘1인 1디지털 기기’가 필요하기 때문이다. 이에 일부 온라인몰에서는 화상 카메라가 품절되고 유통가 신학기 할인전에는 복사용지가 등장하는 등 진풍경이 펼쳐지고 있다.
◇온라인 수업에 디지털기기 구매↑=2일 G마켓에 따르면 최근 일주일(3월25~31일) 간 PC용 화상 카메라의 판매량은 전년 동기 대비 225% 급증했다. 같은 기간 데스크톱과 노트북의 판매량도 56%, 27% 늘었다.
오프라인 가전 매장에서도 지난달 PC를 찾는 고객이 크게 늘었다. 롯데하이마트(071840)에 따르면 3월 한 달 간 데스크톱과 노트북, 태블릿PC 등 PC 품목의 매출은 전달 보다 15%, 지난해보다 5% 증가했다.
이는 최근 정부가 온라인 개학을 확정하면서 PC가 신학기 필수 준비물이 됐기 때문이다.특히 화상 카메라의 경우 가정용 PC에 내장돼 있지 않아 학부모들이 앞다퉈 구매에 나서면서 일부 온라인몰에서는 한때 품절 사태가 일기도 했다.
◇필기구는 뒷전…필수품 된 프린터=반면 신학기 대표 준비물인 문구와 책가방 등은 수요가 급감하고 있다. G마켓에 따르면 최근 일주일 간 연필, 샤프, 지우개 등 필기구의 판매량은 전년 동기 대비 22% 감소했다. 대신 온라인 학습물 출력을 위한 프린터 복합기와 복사용지 등의 수요는 급증했다. G마켓에서 프린터 복합기의 매출은 15% 증가했고 이마트(139480)에서도 14.8% 뛰었다.
이에 보통 문구와 의류, 가방 등을 중심으로 신학기 할인전을 진행했던 유통가에는 복사용지가 대표 상품으로 등장하고 있다. 이마트는 온라인 학습자료 출력용으로 필요한 러빙홈 복사용지를 20% 할인해 3,320원(500매)에 판매한다. 에브리데이 국민가격으로 출시한 Epaper복사지(500매)는 2,980원에 준비했다.
◇유통가 신학기 PC 할인 판매 돌입=유통업체들은 온라인 개학에 맞춰 발 빠르게 디지털 기기와 온라인 학습용품 할인 판매에 들어갔다. 롯데하이마트는 이달 12일까지 온라인쇼핑몰에서 PC 기획전을 열고 인기 브랜드 제품을 최대 25% 할인한다. 또 행사 신용카드로 결제하면 최대 10만원까지 청구 할인을 해준다. 롯데하이마트 관계자는 “통상 학습용 PC는 입학과 개학 전인 2월에 높아지만 온라인 개학으로 3월 매출이 늘어났다”며 “초중학생 자녀를 둔 고객은 옵션이 많지 않고 가벼운 제품을 추천한다”고 말했다.
이마트도 오는 8일까지 인기 노트북과 디지털 가전을 할인 판매하는 ‘신학기 디지털 가전’ 행사를 연다. 지난해 11월 출시한 노트북 ‘일렉트로북’을 행사카드로 구매하면 기존 판매가보다 20만원 할인해 판매한다. 행사카드 결제 조건으로 애플 맥북프로 전 품목도 최대 20만원 할인하며, 아이패드 미니 5세대와 아이패드 7세대는 10% 할인한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