1948년 이스라엘 건국 당시에는 홀로코스트로 말살된 유대인 문화와 학문을 재건하기 위해 수백명의 하레디 학생에게 병역 의무를 면제했었다. 하지만 이스라엘 전체 인구의 12%에 달할 정도로 하레디 비중이 높아지면서 형평성 논란이 빚어졌다. 결국 2017년 이스라엘 대법원이 위헌이라 판단했는데도 여전히 병역을 거부하자 사회적 지탄의 대상이 되고 있다.
최근에는 신종 코로나바이러스 감염증(코로나19) 집단감염의 진원지로 지목되면서 비난 여론이 거세지고 있다는 소식이다. 자가격리 권고를 무시하고 집단예배를 강행한 데 따른 것이다. 독특한 집단생활 방식도 바이러스 확산을 부추기고 있다. 침실이 2개인 소규모 아파트에 10여명의 대가족을 꾸리며 신학교나 회당에서 집단생활을 한다. 하루 수차례 단체기도를 하는데 10명 이상 모이고 정부의 방역지침도 따르지 않아 감염자가 속출할 수밖에 없다. 참다못한 이스라엘 정부가 하레디 거주 지역에 특공대를 파견했을 정도다. 미국 뉴욕, 영국 런던의 코로나19 환자 급증에 하레디 집단생활이 영향을 줬을 것이라는 분석도 있다.
코로나19 환자가 1만명에 육박한 국내에서도 주말예배를 강행하는 일부 교회의 행태가 빈축을 사기도 했다. 지금은 인류가 직면한 최대 위기인 만큼 이기심을 누르고 공동체를 먼저 생각해야 할 때다.
/정민정 논설위원