거의 모든 산업이 오프라인에서 온라인으로 전환하면서 관련 정보기술(IT) 개발자 몸값이 꾸준히 뛰고 있다. 신종 코로나바이러스 감염증(코로나19)는 아무런 제약이 안되는 모습이다.
4일 관련 업계에 따르면 카카오의 인공지능(AI) 분야 자회사 카카오엔터프라이즈는 지난해 12월 설립 후 600명 안팎의 직원들을 채용했다. 이중 개발자가 대부분으로 회사는 코로나19와 관계 없이 올해까지 1,000명 이상 직원을 확충할 것으로 알려졌다.
부동산 앱 1위 스타트업 직방은 최근 종로에서 강남으로 사옥을 이전했다. 가장 큰 이유는 개발자 때문이었다. 강남과 판교에 많이 몰려 있는 개발자들이 종로까지 오기가 힘들다는 후문이다. 또 신규 채용에 있어서도 강남이나 판교에 회사가 있는 게 유리하다 보니 종로를 포기하고 강남으로 터전을 옮겼다. 업계 한 관계자는 “유니콘(기업가치 1조원 이상) 수준인 직방도 개발자 집단을 따라 회사 위치를 바꿀 정도로 개발자의 위상이 나날이 높아지고 있다”고 말했다.
국내 대표 유니콘 배달의민족의 운영사 우아한형제들은 올 한해만 400명 안팎의 인력을 뽑는다. 디자인이나 기획직군도 있지만 역시 대부분 개발자다. 올 초까지만 해도 1,400명 직원이 일했는데 무려 30%에 달하는 인력을 뽑는다. 코로나19로 온라인 배달 시장 성장이 더 빨라졌기 때문이다.
인공지능(AI) 분야 개발자는 병역특례 요원마저 억대 몸값을 호가한다. 국내외 유명 대학서 인공지능 전공을 한 석사급 전문연구요원은 연봉만 1억원을 넘어선 지 오래다. 네이버, 카카오 등 국내 대형 IT기업들과 수백억원 이상 투자를 받은 유망 인공지능 스타트업들은 우수 전문연구요원을 두고 몸값을 높이는 경쟁 중이다.
이 같은 ‘개발자 전성시대’는 거의 모든 산업 분야가 오프라인에서 온라인으로 변신하고 있기 때문이다. 전통적인 은행 산업도 대대적으로 핀테크를 접목하고 있고 자동차 산업에서도 자율주행, 차량공유 등 IT 기술이 대세가 되고 있다. 유통산업 패권도 백화점, 대형마트에서 쿠팡, 마켓컬리 등 IT기반 이커머스로 빠르게 이동하면서 개발자 공급보다 수요가 압도적으로 많은 상황이다.
소프트웨어(SW) 개발 중소기업의 한 관계자는 “개발자는 늘 부족하다”며 “뽑으면 너무나 쉽게 이직해 회사의 주요 업무가 인력 수소문일 정도”라고 말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