신종 코로나 바이러스 감염증(코로나 19)로 인해 자영업자들이 매출 절벽에 부딪혀 폐업 위기에 내몰리는 가운데 임대료 리스크가 큰 음식점이나 미용실 등의 분야에서 공유 경제 모델이 새삼 주목받고 있다.
업계에서는 음식점이나 미용실 창업에 따른 비용 부담을 크게 낮출 수 있고, 배달 앱 사용 확산 등 급변한 트렌드에 맞춰 점포 운영 차별화에도 강점이 있는 공유경제 모델이 하나의 대안으로 자리 잡을 것으로 보고 있다.
지난해 시장 규모가 1조원(외식산업경영연구원 추산)에 달했던 공유주방의 경우 넓은 주방 공간을 다수의 사업자가 함께 쓰는 형태다. 주방 활용을 어떻게 하느냐에 따라 점포가 배달형일 수도, 제조형일 수도, 매장형 일수도 있다. 한 마디로 공유주방이 차별화된 형태의 점포를 만드는 허브 역할을 하는 셈이다. 주방 이용 시간만큼 사용료를 받는 것도 합리적이다.
현재 공유 주방 업체는 지난 2015년 국내 첫선을 보인 위쿡을 비롯해 배민키친, 먼슬리 키친, 심플 키친, 셰플리, 영영키친, 고스트 키친, 클라우드 키친 등 20여 개 업체가 40여 개 점포를 운영 중일 만큼 크게 증가했다. 대부분의 업체가 2018년 이후 시장에 진출했을 정도로 최근 2년 새 성장세가 가파르다. 음식점 창업의 경우 투자비 부담이 크고 폐업률도 높다. 특히 1인 가구, 배달앱 사용자 증가 등 소비 패턴 변화에 코로나 사태까지 더해져 이전과 같은 형태의 음식점 창업은 더 어려워졌다는 게 시장의 평가다. 예비 창업가의 이런 불안감을 공유주방이 제대로 건드려 비즈니스에 접목한 셈이다. 김기웅 위쿡 대표는 “소비자들의 구매 패턴 변화로 인해 식음료(F&B) 사업이 급격히 온라인화되면서 식품 유통, 배달 플랫폼들이 유니콘 기업으로 성장했다”며 “위쿡을 비롯해 공유 주방 역시 배달 서비스의 증가 등을 사업에 활용해야 한다”고 설명했다. 업계의 한 관계자는 “음식점 창업도 관점을 바꾸면 혁신 모델이 나올 수 있다”며 “심지어 최근에는 저녁 장사만 하는 점포를 낮에 빌려 공유식당·주방으로 활용하는 곳도 나오고 있고, 어떤 업체는 공유주방을 활용해 배달형 업체를 운영하면서도 특정 제품을 만들기도 한다”고 소개했다.
공유 경제 모델은 미용실 업계에도 확산되고 있다.
2016년 세븐에비뉴가 처음으로 공유 미용실을 선보인 이후 쉐어스팟, 살롱 포레스트, 팔레트 에이치 등이 속속 등장했다. 미용업 역시 초기 창업 비용이 높은 데다 폐업률이 높다. 서울시의 ‘우리 마을가게 상권분석 서비스’에 따르면 두발 미용업의 연간 폐업률은 11%에 달한다. 영업 평균 기간도 3년 3개월로 매우 짧은 편이다. 쉐어스팟 관계자는 “디자이너들이 적은 수익을 가져가는 구조를 깼다”며 “쉐어스팟의 경우 입점 디자이너가 매출을 다 가져가되 매월 일정 금액의 임대료와 관리비를 지불하는 방식으로 운영돼 초기 창업 비용과 높은 폐업률 부담을 줄일 수 있다”고 설명했다.
디자이너의 만족도가 높을 수밖에 없다. 쉐어스팟 1호점에 입점함 김민지 원장은 “개업 리스크 가 적은데다 기존 프랜차이즈 미용실과 달리 일정을 자유롭게 조절할 수 있고 운영에 대한 관여 역시 적다”며 “고객 역시 프라이빗한 공간에서 시술을 받고 상담도 자유롭게 할 수 있어 상당히 만족한다”고 말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