산업 기업

"실직해 할부금 못 낸다고요? 車 반납하면 OK"

■현대·기아차 '구매 안심 프로그램'

현대차, 안심할부·차종교환 지원

5년째 운영…연체부담 줄여줘 눈길

기아차, 작년 'VIK 개런티' 출시

21만명이 중고차 반납후 신차구입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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신종 코로나바이러스 감염증(코로나19)으로 자동차 구매를 꺼리는 소비자들 사이에서 현대·기아차(000270)의 ‘구매 안심 프로그램’이 주목을 받고 있다. 국내는 물론 미국·중국에까지 적용되며 ‘코로나 어슈어런스 프로그램’으로 인기를 끌고 있다. 이 프로그램의 핵심은 할부로 차를 산 후 실직 등으로 할부금을 갚을 수 없게 되면 차량을 반납하는 것만으로 할부상환을 끝낼 수 있도록 해 연체 부담을 줄인 것이다. 기아차는 구매 이후 5년까지 중고차 가격을 보장하고 신차로 교환할 수 있는 프로그램을 운영한다.

6일 업계에 따르면 현대차(005380)는 지난 2016년부터 차량 구매 이후 고객이 처할 수 있는 다양한 상황 변화에 따라 △안심 할부 △차종 교환 △신차 교환이 가능한 ‘현대 어드밴티지 프로그램’을 운영해오고 있다.

대상 차종은 제네시스·전기차·수소전기차·상용차를 제외한 현대차의 전 모델이다. ‘안심 할부’는 △표준형 선수율 10% 이상, 36개월 이내 할부프로그램 이용 △연 2만㎞ 이하 주행 이력 △차량 원상회복 등의 조건을 충족하면 할부 개시 1개월 이후 자유롭게 구입 차량을 반납해 잔여 할부금을 대체할 수 있는 프로그램이다. 특히 차량 할부 구입 이후 실직 등 피치 못할 사정으로 할부금을 갚을 수 없는 상황에 처하면 차량을 반납하는 것만으로 할부상환 처리가 돼 연체에 대한 불안감을 일정 부분 해소할 수 있다. ‘차종 교환’은 △출고 이후 한 달 이내 △주행거리 3,000㎞ 미만 △수리비 30만원 미만 등의 조건을 충족할 경우 다른 모델 신차로 교환 받을 수 있는 프로그램이다. ‘신차 교환’은 출고 이후 1년 이내 차량 사고가 발생한 경우 △차대차 자기 과실 50% 미만 △수리비가 차 가격의 30% 이상 발생 △사고차량 수리 완료 등의 조건을 충족하는 차량에 한해 다른 모델의 신차로 교환해주는 프로그램이다. 차종 교환과 신차 교환 모두 반납차량의 최초 구매가격과 교환차량의 가격 차액 및 탁송료, 취득·등록 관련 제반비용은 고객이 부담해야 한다.


현대차의 한 관계자는 “최근 중국 합자법인인 베이징현대가 현대 어드밴티지 프로그램을 벤치마킹해 비슷한 형태의 ‘신안리더’ 상품을 중국에 출시했다”며 “다만 신안리더는 국내 프로그램과 달리 투싼(TL), 밍투, ix35, 라페스타, 싼타페, ix25 등 6개 모델에 한정되고 올 6월까지 한시적으로 운영된다”고 말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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기아차는 구매 이후 5년간 중고차 가격을 보장해주고, 신차로 교환할 수 있는 ‘기아 VIK 개런티’ 프로그램을 지난해 3월부터 운영하고 있다. 구매 이후 5년까지 중고차 가격을 보장해줄 뿐만 아니라 중고차 처리와 신차 구입까지 원스톱으로 지원해준다. 국내 브랜드들 중 가장 긴 기간 중고차 가격을 보장해주는 덕분에 출시한 지 1년밖에 되지 않았지만 이 프로그램을 통해 중고차를 반납하고 신차로 구입한 누적 고객 수는 21만1,293명에 달한다. 기아차 중국 합자법인 동펑위에다기아는 이달 초 이 프로그램을 본딴 ‘아이신부두안’ 고객 케어 프로그램을 중국 시장에 선보였다. 중고차 가격을 보장하고 신차 구입을 지원할 뿐만 아니라 실직과 전염병으로 소득이 없을 경우 6개월간 할부금을 대납해준다. 다만 대상 차종이 신형 K3와 KX3·스포티지·KX5 등 5개 차종으로 한정되고 올 6월까지만 한시 운영된다.

기아차는 이외에도 코로나19로 할부금 납입이 어려운 고객들을 위해 이달 1일부터 할부 기간 중 초기 12개월간 납입금 부담 없이 차량을 구매할 수 있는 신개념 구매 프로그램 ‘희망플랜 365 FREE 프로그램’을 운영하고 있다. 4월 중 모닝·레이·K3·K7·스팅어·쏘울·스토닉·스포티지·카니발·봉고·개인택시(K5·K7) 차량을 출고하는 고객은 총 48개월의 할부 기간 중 초기 12개월은 월 납입금 없이 차량을 이용할 수 있다. 나머지 3년은 3.9%의 특별 금리를 적용받아 원리금을 상환하면 된다. 단 전기차와 하이브리드 모델은 제외다.

업계 관계자는 “미국과 유럽 등 글로벌 자동차 시장이 대부분 셧다운된 상태에서 사실상 유일하게 생산과 판매가 되고 있는 한국과 중국 시장을 공략하기 위한 전략”이라며 “코로나19로 경제적 타격을 입은 고객의 사정까지 고려한 프로그램인 만큼 차량 구매 시 불안감을 크게 줄여줄 것”이라고 말했다.

차량 구매 이후 고객 사정을 고려한 현대·기아차 프로그램의 시작은 지난 2009년 글로벌 금융위기로 거슬러 올라간다. 당시 현대차는 미국에서 고객이 차량 구입 이후 1년 안에 실직하면 잔여 할부금 등으로 차를 되사주는 ‘어슈어런스 프로그램’을 도입했다. 글로벌 금융위기 직격탄을 맞은 미국 서민들의 마음을 공략하는 데 성공해 현대차의 2009년 매출은 오히려 늘었고 2010년에도 24%나 증가했다. 현대차는 코로나19 사태가 터지자 이번에도 미국에 비슷한 프로그램을 부활시켰다. 이달 말까지 현대차를 구매한 후 직장을 잃은 고객에게는 최대 6개월간 할부금을 면제해주고 싼타페·코나 등을 사면 최대 90일간 할부금 납부를 유예해준다.


김민형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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