재닛 옐런 전 연방준비제도(Fed·연준) 의장이 신종 코로나바이러스 감염증(코로나19) 확산에 따른 경제충격을 진단했는데요. 벤 버냉키 전 의장처럼 V자 반등에 대한 기대를 저버리지는 않았지만 여전히 상황이 좋지 않다는 입장입니다.
그는 이날 미 경제방송 CNBC에 출연해 “우리가 실업률을 바로 알 수 있다면 현시점에서 실업률은 아마 12%나 13%까지 오를 것이고 국내총생산(GDP) 감소도 최소 30%에 달할 것”이라며 “나는 더 높은 숫자(전망)를 봐왔다”고 강조했습니다. 2·4분기 통계가 GDP는 최소 마이너스 30%, 실업률은 최소 12~13%가 될 것이라는 얘기인데요. 옐런 전 의장은 “이것은 거대하고 전례가 없고 파괴적인 충격”이라며 “가능한 한 빨리 정상으로 돌아가기를 희망한”다고 했습니다.
다만, V자형 반등이 가능하다는 분석을 내놨습니다. 그는 “하지만 결과가 더 나쁠까 우려스럽고 이는 경제 셧다운(영업정지) 기간이 얼마나 되느냐에 달려있다”고 전했습니다. 셧다운 기간이 길어지면 당연히 V자 반등은 어렵다는 뜻인데요. 옐런 전 의장은 “더 많은 피해를 볼수록 우리는 U자형 반등을 볼 가능성이 더 크다”며 “L자형 반등이라는 더 나쁜 것도 있다. 나는 그와 같은 것을 보지 않기를 희망한다”고 했습니다. 이날 미국에서 손꼽히는 경제전문가인 손성원 로욜라메리마운트대 교수도 “최근의 저유가가 L자형 회복 가능성을 더 높이고 있다”고 경고했습니다.
반면 V자 반등을 점치는 곳들도 많습니다. 투자은행(IB) JP모건의 마이클 핸슨 시니어 이코노미스트는 지난 주 “경기침체가 금융위기보다 짧지만 깊을 것”이라며 “하반기에 의미 있는 반등이 있을 수 있다”고 했습니다.
실제 골드만삭스는 2일 전망치 기준으로 미국 경제가 1·4분기 -9%, 2·4분기 -34%를 거쳐 3·4분기 19%로 V자 반등을 한다고 봤는데요. 모건스탠리도 같은 기간 -3.4%, -37.9%, 20.7%로 예측했습니다. 뱅크오브아메리카는 -7.0%, -30.0%, -1%이지만 4·4분기에 30%가 될 것으로 점쳤습니다. 향후 경기전망을 두고 전문가들의 의견도 갈리고 있는 상황입니다. 물론 I자형 자유낙하를 주장하는 누리엘 루비니 뉴욕대 교수를 비롯해 더블딥을 의미하는 W자 침체를 예상하는 이들도 있습니다.
/뉴욕=김영필특파원 susopa@sedaily.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