코로나19 확산으로 인한 실물경기 침체와 대출 규제 등으로 서울 아파트 시장이 혼조세를 이어가고 있다. 심지어 같은 단지더라도 일부 평형에서는 신고가, 일부 평형에서는 급매물이 나오는 등 매수·매도 간의 줄다리기가 이어지는 모습이다.
7일 국토교통부 실거래가 자료에 따르면 송파구 잠실동 ‘리센츠’ 전용 124.22㎡는 지난달 25억 8,000만 원에 매매 거래되며 전 고가를 뛰어넘었다. 반면 지난해 21억 원에 신고가를 기록한 해당 단지 전용 84.99㎡는 지난달 16억 원에 급매물이 손바뀜됐다. 약 일주일 뒤에는 19억 500만 원 실거래 된 바 있다. 두 거래 사례 역시 전 고가에 비해 하락한 가격이다.
마포구 공덕동 ‘공덕래미안 5차’ 전용 59.95㎡는 저층임에도 지난 3월 12억 2,000만 원에 거래되며 신고가를 갱신했다. 반면 같은 단지지만 중대형 평형인 전용 113.86㎡ 저층의 경우 14억 7,000만 원에 거래돼 기존보다 낮은 가격에 팔렸다. 성동구 하왕십리동 ‘텐즈힐’에서는 오히려 중대형 평수인 전용 129.34㎡가 지난 3월 16억 9,000만 원에 팔리며 신고가를 갱신했다. 반면 전용 84.88㎡는 비슷한 시기에 13억 8,000만 원에 손바뀜 됐다. 이전 거래가보다는 올랐지만 전고가 보다는 낮았다,
이 같은 현상에 대해 전문가들은 가격 하방 압력이 커지는 가운데 시장이 혼조세를 보이고 있다고 진단하고 있다. 대출규제 및 보유세 폭탄 때문에 고가 아파트를 중심으로 초급매 매물이 늘어나고 있지만, 로열 동·층 등 일부 희소한 매물에는 매수 수요가 몰리면서 상승세를 이어가고 있다는 것이다. 또 9·13 대책 등 강력한 규제에도 불구하고 지난해 하반기 아파트값이 오른 학습효과도 한 몫을 하고 있다는 지적이다.
한편 한국감정원에 따르면 지난달 30일 기준 서울의 아파트 매매수급동향지수는 100.0을 기록했다. 해당 지수는 0에 가까울 수록 매도자가, 200에 인접할 수록 매수자가 많다는 뜻이다. 수치가 중간값인 100을 나타냈다는 점은 매도·매수자가 시장에 비슷한 수가 있다는 것으로 풀이된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