산업 생활

백화점·제주 호텔, 신혼부부 덕에 모처럼 웃다

해외 막혀 '제주 허니문' 인기

패키지 내놓은 신라·롯데호텔

4월 판매량 폭증에 기간 연장

결혼식 미뤄도 혼수 장만 필수

신세계·롯데·현대百 가전 매출

3~4월 두자릿수 성장세 기록




신혼부부들이 신종 코로나바이러스 감염증(코로나19)에 어려움을 겪고 있는 호텔과 유통업계에 단비가 되고 있다. 코로나 19 여파로 내국인의 해외여행이 사실상 중단된 상황에서 제주도가 신혼여행지로 부상하면서 제주 호텔들이 모처럼 특수를 누리고 있다. 결혼식을 미룬 신혼부부들도 가전제품은 신혼집 일정에 맞춰 구매하면서 백화점 혼수 매출은 상승세다.

◇제주 허니문 패키지 인기=7일 호텔업계에 따르면 최근 제주도를 찾는 신혼부부가 급증하고 있다. 코로나19 여파로 해외 여행이 막히면서 제주도는 사실상 유일한 신혼여행지가 됐다.


실제로 지난 3월 제주도 허니문 상품인 ‘스위트 허니문’ 패키지를 내놓은 제주신라호텔은 해당 상품의 4월 판매량이 3월과 비교해 2배 이상 늘었다고 이날 밝혔다. 신혼부부 수요가 늘어나자 제주신라호텔은 당초 계획보다 2개월 연장해 오는 6월까지 이 패키지를 운영하기로 했다.

제주신라호텔이 허니문 패키지를 내놓은 것은 지난 2013년 이후 약 7년 만이다. 당초 제주도는 국내 대표적인 신혼여행지였지만 1990년대 해외 여행이 보편화하면서 제주를 찾는 신혼부부들의 발길이 끊겼다.

신라호텔 관계자는 “코로나19 확산으로 어려움을 겪고 있는 신혼부부들에게 제주도가 인기를 얻고 있다”면서 “일부 신혼부부들은 코로나 19 사태가 진정되면 정식 해외 신혼여행을 가기로 하고 상반기에는 제주도로 세미 허니문을 떠나는 것이 새로운 트렌드로 떠오르고 있다”고 말했다.

롯데호텔제주도 허니문 패키지인 ‘마이 웨딩 데이’ 상품이 인기를 끌면서 해당 패키지를 6월까지 연장하고, 새로운 혜택을 담은 상품을 추가했다. 롯데호텔제주 관계자는 “3월 신혼 여행객의 문의 건수가 2월 말 대비 약 35% 증가했다”며 “4월 말까지 판매 예정이었던 허니문 패키지 기간을 연장하고 새로운 고객 니즈를 반영해 풍성한 혜택을 추가했다”고 전했다.


◇결혼식은 미뤄도 혼수는 준비=백화점 혼수 가전도 예상외로 선전하고 있다. 코로나 19로 결혼식은 미뤘지만 신혼집 계약은 미룰 수 없어 혼수 가전을 예정대로 구매하는 사람들이 늘고 있기 때문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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신세계백화점은 이날 지난달 16일부터 31일까지 가전 매출이 전년 동기 대비 34.4% 증가했다고 밝혔다. 코로나19로 백화점 전체 매출이 전년 대비 마이너스를 기록하고 있는 상황에 3월 중순부터 가전 매출이 큰 폭으로 상승한 셈이다. 특히 이 기간 가전제품을 구매한 소비자들을 연령별로 분석하면 예비 신혼부부가 많은 20∼30대가 전체의 41.4%를 차지했다.

일반적으로 결혼식 3∼4개월 전에 신혼집을 계약하고 1∼2개월 전부터 혼수를 장만하는 추세를 고려하면 예비 신혼부부들이 코로나19로 결혼식은 미뤘지만 신혼집 입주는 미룰 수 없어 혼수를 구매하고 있는 것으로 보인다고 신세계 측은 분석했다.

신세계백화점 영업전략담당 이성환 상무는 “코로나19로 인해 결혼식을 미룬 예비 신혼부부들이 역설적으로 3월 백화점 가전 매출 반등을 이끌었다”며 “안전한 쇼핑환경 조성에 만전을 기하고 차별화한 행사 마련에 힘쓸 것”이라고 말했다.

롯데백화점도 신혼부부들의 혼수 구매 효과를 톡톡히 보고 있다. 봄 정기 세일을 시작한 지난 3일부터 5일까지 품목별 매출을 살펴보면 생활가전이 전주 대비 67.8% 늘었다. 지난해 세일 기간 대비로도 25.9% 성장하며 대부분 역성장을 기록했던 다른 품목들과 차별화된 모습을 보였다. 또 혼수용 예물 구매도 늘어나면서 해외명품 역시 지난주 대비와 지난해 세일 기간 대비 각각 24.6%와 6.3% 늘어난 것으로 나타났다.

현대백화점도 3월 중순까지 전년대비 -18.4%의 신장률을 보였던 가전 매출이 본격 결혼 시즌인 3월 후반(3월16일~31일) 부터 28.3%로 플러스 성장을 했고, 봄 정기세일 첫 주말에는 31.9%의 높은 신장률을 보였다. 세일 기간에는 혼수 가전 대표 상품인 TV가 143.2%, 냉장고 251.4%, 김치냉장고 193.1% 등 높은 매출 성장을 보였다.

여기에 정부가 소비 진작을 위해 시행하고 있는 ‘으뜸효율 가전제품 구매 비용 환급 제도’와 집콕 증가로 고효율 김치냉장고와 전기 밥솥 등이 인기를 끌고 있는 점도 백화점 가전 매출 상승에 보탬이 되고 있다는 평가가 나온다.


노현섭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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