일부 유튜버들이 ‘신종 코로나 바이러스 감염증(코로나19)을 방역한다’는 명목 아래 ‘확진자 집단학살’ 장면을 게임으로 연출해 논란이 일고 있다. 이들은 게임 속에서 방역복을 입고 코로나 19 확진자를 총기를 난사하거나 방화해 살해하는 모습을 유튜브로 생방송하거나 영상을 업로드하기도 했다. 코로나 19에 대한 국민적 공포감을 이용해 환자들과 가족들의 고통을 조회수를 올리기 위한 수단으로 만들었다는 비판이 나온다.
8일 유튜브에 따르면 구독자수 16만명 가량의 A유튜버는 지난달 24일과 지난 3일 두차례에 걸쳐 ‘GTA5’ 게임을 이용해 코로나19 확진자들을 학살하는 이른바 ‘방역 활동’을 펼쳤다. 게임 캐릭터에게 방역복을 입힌 뒤 다른 참가자들과 함께 확진자들을 향해 총을 쏘거나 확진자 마을에 불을 지르는 모습을 즐긴 것이다. 이 게임방 참가자들은 “나도 하고싶다” “확진자는 사살” 등의 반응을 보였다.
구독자 1,400명 가량의 B유튜버도 지난 2월 “다같이 마스크 쓰고 코로나를 예방하자”며 확진자를 학살하는 게임 콘텐츠를 진행했다. 또 다른 C유튜버는 최근 친구 게이머와 게임 내에서 방역 공무원 역할을 담당하며 확진자들에게 소독제를 직접분사하며 조롱했다. “말을 안 듣는다”며 감금 시키고 구타하는 모습을 연출하기도 했다. “확진자가 너무 많다”며 “이제 하늘로 보내라”라는 자막을 입히기도 했다. ‘GTA5’는 도시에서 마음대로 범죄를 저지르는 컨셉트의 게임이지만 확진자들을 가정해 ‘살인 방역’을 연출하고 자막까지 입힌 것은 전적으로 유튜버들의 몫이다.
이처럼 코로나19 사태를 게임화하는 행태는 다른 게임 유튜버에서도 잇따르고 있는 실정이다. 미성년으로 추정되는 앳된 목소리의 좀비 게임 유튜버들조차 코로나19를 ‘좀비 바이러스’로 등치시키며 게임을 즐겼다. 청소년 등 구독자가 70만명이 넘는 한 ‘마인크래프트’ 유튜버는 게임 속에서 ‘가족 구성원의 코로나 감염 의심 증상’을 가정하고 놀았다. 해당 영상들을 생방송으로 시청한 한 유튜브 이용자는 “해당 영상이 부적절하다고 지적하자 ‘어쩌라는 거냐’는 반응이 돌아왔다”며 “코로나 환자나 가족이 영상을 보면 상처를 입을 것 같다”고 말했다.
구정우 성균관대 사회학과 교수는 “정부 방역 과정에서 확진자들을 낙인찍는 사회적 분위기가 만들어지면서 놀이문화로까지 번졌다”며 “최소한의 윤리와 공감의식 있다면 절대 하지 말아야 할 행위”라며 엄중한 대책을 요구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