이스라엘 전략연구소인 ‘베긴-사다트 전략연구센터’(BESA)가 한국을 신종 코로나 바이러스 감염증(코로나19) 대응에서 소프트파워를 보여준 모범국가로 극찬했다. 소프트파워는 문화와 지식 등을 기반으로 한 영향력을 일컫는 것이다.
BESA는 지난 6일(현지시간) 인터넷 홈페이지에서 “서양 의료센터들이 아시아 정부들의 강력한 (코로나19) 조치에 눈을 돌리고 있다”며 “코로나19 대응에서 가장 두드러진 사례가 한국”이라고 강조했다. 그러면서 코로나 바이러스 사태가 한국의 국제적 이미지를 끌어올렸다고 분석했다.
이 연구소는 “아시아 국가들이 2003년 사스(중증급성호흡기증후군) 사태를 겪으면서 전염병 위기에 대비할 수 있었다”며 “이런 덕분에 아시아가 서양보다 코로나바이러스 사태를 잘 견디고 있는지 모른다”고 진단했다.
BESA는 한국의 대응책과 관련, 전국적으로 25만명이 넘는 사람을 대상으로 코로나19 검사를 대대적으로 진행했고 검사 결과를 신속하게 국민에게 알렸다고 소개했다. 한국 국민이 자발적으로 ‘사회적 거리두기’에 참여했다는 내용도 거론했다. 문재인 대통령에 대해서는 “한국이 올해 1월부터 축적한 코로나19 대응 정보로 국가 브랜드를 높이는 공공외교를 펼쳤다”고 평가했다.
BESA는 “한국은 2019년 소프트파워 순위에서 19위였지만 코로나19 사태 후에는 그 순위가 훨씬 높아질 것”이라고 예상했다. 이 순위는 영국 포틀랜드커뮤니케이션이 매년 미국 서던캘리포니아대(USC) 공공외교센터와 페이스북의 협조를 받아 세계 30개국을 대상으로 실시한다.
지난달 일본 공영방송 NHK는 “이스라엘이 코로나19 검사를 강화하는데 본보기로 삼은 것이 한국”이라며 ‘검사 태세를 한국 등 대책이 앞선 나라로부터 배웠다’는 베냐민 네타냐후 이스라엘 총리의 발언을 전했다. 실제 이스라엘은 차에서 빠르게 코로나19를 검사하는 ‘드라이브 스루’ 검사장을 각지에 설치했다.
이스라엘은 코로나19 초기에 외국인 입국 금지 등을 폈지만 감염자 증가세가 꺾이지 않고 있다. 이스라엘 보건부에 따르면 8일 아침까지 감염자는 9,404명이고 이 중 71명이 사망했다. 이스라엘은 지난 2월 한국인 130여명의 입국을 갑자기 금지해 한국 정부로부터 강한 항의를 받았다.
이런 상황에서 이스라엘 국방부는 8일 한국에서 코로나19 검사 시약 수만개와 의료진을 위한 방호복 3만벌을 실은 비행기가 이스라엘을 향해 출발했다고 밝혔다. 지난 5일 이스라엘 국방부는 며칠내로 인공호흡기·마스크·방호복 등 의료장비 수백만개를 중국에서 공수할 예정이라고 했었다.
한편 네타냐후 이스라엘 총리는 지난 6일(현지시간) 유대교 축제인 ‘유월절’을 앞두고 “7일 오후 4시부터 10일 오전 7시까지 거주 도시를 떠나는 것을 금지한다”고 밝혔다. 특히 유월절 첫날인 8일 저녁 6시부터 다음날 오전 7시까지는 자택을 벗어나는 것도 전면 금지했다. 유월절은 유대인들의 고대 이집트 탈출을 기념하는 명절로 1주일간 지속된다. 앞서 이스라엘 보건부는 지난달 25일부터 1주일 간 출퇴근, 식량·의약품 확보 등 불가피한 상황을 제외하고는 집에서 100m 넘는 곳으로 이동하지 못하도록 했다. /고광본 선임기자 kbgo@sedaily.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