앙겔라 메르켈 독일 총리는 9일(현지시간) 내각회의 후 가진 기자회견에서 신종 코로나바이러스 감염증(코로나19) 확산 상황에 대해 “코로나19 상승세가 꺾이고 있다”며 “조심스럽게 낙관해본다”고 말했다.
다만 그는 일상생활 제한 조치를 한번에 해제하면 기하급수적인 상승을 초래할 것이라면서 “점진적으로 해제할 것”이라고 밝혔다. 현재 독일에서는 공공시설 운영 및 종교 행사가 금지됐으며 생필품점을 제외한 일반 상점도 운영할 수 없다. 음식점은 포장음식만 판매할 수 있다. 집 밖에서 가족을 제외하고 2인 이상 접촉할 수 없고 특별한 목적 없이 돌아다니는 것도 단속 대상이다. 상당수의 주는 다른 주에서 여행 목적으로 넘어오는 것도 규제하고 있다.
메르켈 총리는 부활절 연휴 기간에 일상생활 제한 조치를 이행하고 집에 머물러 달라고 당부했다. 그는 “백신이 나오거나 상당수의 인구가 면역될 때까지 바이러스는 사라지지 않고 바이러스와 함께 살아가야 한다”며 “여기에는 인내가 필요하다. 시민들이 계속 서로 거리를 유지하고 손을 씻느냐에 달려있다”고 강조했다.
메르켈 총리는 이탈리아와 스페인 등 남부유럽 국가를 돕기 위한 유럽 공동채권을 발행하는 데 대해 반대 입장을 분명히 했다. 그는 “우리의 정치적 상황 때문에 우리가 공동의 채무를 가져야 한다고 믿지 않고, 이것이 내가 (유럽 공동채권을) 거부하는 이유”라며 “연대를 보여줄 수 있는 많은 방법이 있고 우리는 좋은 해법을 찾을 것”이라고 말했다.
유럽 공동 채권은 신용도가 낮은 남유럽 국가들에는 유리하지만, 독일과 네덜란드 등 재정건전성이 우수한 국가는 신용이 떨어질 수 있다는 이유로 반대하고 있다. 독일은 대신 유로존 구제금융기금인 유럽안정화기구(ESM)의 기금을 사용해 남유럽 국가를 돕자는 입장을 드러내고 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