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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영상]공매도는 진짜 나쁜걸까? 공매도의 순기능·역기능 다 알아봤다 [경제를 풀다]



코로나19 바이러스가 전 세계를 강타하고 있는 지금 세계 각국의 증시도 불안감에 요동치고 있습니다. 그리고 증시를 어지럽히는 주범으로 지목되는 게 있으니 바로 ‘공매도’. 실제로 세계 각국의 금융당국은 ‘당분간 공매도는 안 된다’며 줄줄이 규제를 하고 있는 상황입니다. 프랑스와 이탈리아, 벨기에 등 유럽의 금융당국이 각각 3월 중순부터 짧게는 한 달, 길게는 3달까지 ‘공매도를 금지하겠다’고 발표했죠. 우리나라도 3월 16일부터 6개월간 공매도를 금지하기로 결정했습니다.

사실 공매도는 이번뿐 아니라 금융시장이 불안해질 때마다 툭(?)하면 ‘금지’되는 제도이기도 합니다. 2008년 글로벌 금융위기와 2011년 유럽발 재정위기 당시에도 우리나라를 포함한 많은 나라들이 공매도 금지에 나섰었죠. 공매도가 대체 뭐길래 심심하면 두들겨 맞는 걸까요. 공매도는 진짜 그렇게 나쁜 걸까요?





■공매도가 대체 무엇?

공매도는 한자로 ‘空賣渡’라고 씁니다. 말 그대로 ‘없는 것을 판다’는 뜻을 담고 있는데요. 즉, 주식이나 채권을 가지고 있지 않은 상태에서 ‘팔겠다’는 매도 주문을 내는 걸 말합니다. 좀 더 자세히 살펴보면 공매도에는 두 가지가 있습니다. 현재 주식·채권이 정말 아예 없는 상태에서 주가가 하락하리라 생각해 매도 주문을 내는 ‘무차입 공매도(Naked short selling)’가 있고, 한국예탁결제원이나 한국증권금융 등에서 주식·채권을 빌려와서 파는 ‘차입 공매도(covered short selling)’가 있습니다. 이중 무차입 공매도는 투기 세력에 악용될 소지가 높고, 시장의 혼란을 부추길 있어 일부 예외를 빼곤 대부분의 국가에서 금지하고 있습니다. 우리나라 역시 금지하고 있죠.

일반적인 주식 투자가 ‘싸게 사서 비싸게 팔아서’ 수익을 얻는 것이라면 공매 투자는 반대입니다. 지금 가진 주식은 없지만 일단 빌려와서 ‘비싸게 팔고, 싸게 사서’ 갚는 방식인 거죠. 예를 들어 지금 한 주당 10만 원 하는 주식이 있는데 분위기를 보아하니 조만간 7만원 정도까지 떨어질 것 같은 겁니다. 그럼 주식을 10만 원에 빌려와 일단 팔고 나중에 실제로 주가가 7만 원까지 떨어지면 주식을 매수해 빌린 주식을 갚음으로써 주당 3만 원씩을 버는 방식인 겁니다.



■공매가 주가 하락을 부추긴다고?

공매 투자의 원칙이 ‘비싸게 팔고, 싸게 사자’는 것인만큼 대다수 공매 투자자들은 주가 하락이 예측될 때 활발히 움직입니다. 그리고 공매도는 ‘없는 것’을 파는 행위이긴 해도 금융시장에는 실제 주식·채권을 파는 것과 똑같은 영향을 주죠. 일반적으로 주식시장은 주식을 사려고 하는 사람이 많으면 주가가 오르고, 주식을 팔려는 사람이 많아지면 주가가 떨어지는 식으로 움직입니다. 즉, 주가가 하락하리라고 생각해 투자에 나서는 공매 투자자가 많아질 수록 증시가 하락할 가능성도 더 커지는 겁니다. 또 이렇게 공매 투자자들이 움직여서 실제로 주가가 떨어진다면 다른 투자자들도 하락세가 두려워 매도에 나서게 될 겁니다. 이런 상황이 반복되면 결국 증시 전체가 걷잡을 수없이 하락하는 상황으로 이어질 수 있는 겁니다. 코로나19로 세계 증시가 불안해지자 여러 정부가 공매도를 한시적으로 금지한 이유가 바로 여기에 있습니다. 공매가 주가 하락을 부추겨 증시 불안을 더 키울 수 있다는 겁니다.

그런데 왜 ‘한시적’ 금지를 하는 걸까요. 실제로 존재하는 주식·채권만 사고팔게 하면 증시 급락의 위험도 사라질 텐데 아예 없애버리면 안 되는 걸까요. 결론부터 말하자면 공매도를 없앨 경우 금융시장, 특히 국내 시장은 원활히 돌아가지 않을 가능성이 큽니다. 그만큼 공매도에는 순기능도 많다는 의미죠. 어떤 순기능들이 있는지 알아볼까요.



■공매도 순기능은 무엇? ① 증시 진정효과

첫째, 공매도는 주가나 채권값에 ‘진정 효과(calming effect)’를 가져준다고 합니다. 통상 사람들은 주가가 가장 쌀 때 주식을 사서 가장 비쌀 때 팔고 싶어 합니다. 하지만 실제로 매입·매도가 일어나는 과정을 살펴보면 사람들은 주가가 오를 때 주식을 더 많이 사고 주가가 떨어질 때 더 많이 파는 경향이 있다고 하네요. 주가가 계속 올라가면 혼자만 돈을 못 버는 게 아닌가 하는 불안감에 너도 나도 주식을 사고, 반대로 주가가 떨어지면 바닥을 찍기 전에 ‘손절매’를 하는 겁니다.

이런 상황이 반복되면 주가 그래프는 주식값이 올라갈 때 더 가팔라지고, 주식값이 하락할 때 더 크게 하락하는 등 기울기가 점점 커지게 될 겁니다. 고점과 저점 사이의 변동성이 커지게 되는 건데요. 이렇게 변동성이 커지면 돈을 벌 때도 크게 벌겠지만 잃을 때는.... 정말 위험해지는 겁니다.

하지만 여기에 공매라는 제도가 더해진다면 주가 그래프는 조금 모양이 달라집니다. 앞서 말했듯 공매 투자자들은 일반 투자자들과 반대로 움직이는 경향이 있죠. 이들은 주가가 오를 때 주식을 팔고, 주가가 떨어질 때 주식을 사는 투자를 합니다. 주가가 오를 때 매도 주문이 나와 더 오르는 것을 막고, 주가가 떨어질 땐 매수 주문을 내서 가격이 더 떨어지는 것을 막는 거죠. 즉 공매가 반복되고 공매하려는 투자자가 많아질수록 그래프 기울기는 완만해질 겁니다. 위험이 줄어드는 거죠.



■공매도 순기능은 무엇? ② 약세장에 투자 기회 제공


둘째, 공매는 거래가 부진하고 주가가 전반적으로 하락하는 약세장(bear market)에서도 비교적 손쉽게(?) 수익을 올릴 수 있는 기회를 제공합니다. 약세장에서도 거래가 원활하게 이뤄지게끔 하는 윤활유 역할을 한다는 말이죠. 물론 일부 뛰어난 투자자들은 약세장에서도 옥석을 가려 수익을 거두겠지만 대부분 투자자들은 그렇지 못합니다. 또 부동산 등 실물 자산은 투자 가치가 비록 없더라도 실제로 집이 필요한 사람들에 의한 ‘실수요’가 있지만 주식·채권 시장은 대부분이 ‘투자 수요’죠. 만약 공매도가 사라진다면 약세장에서는 모두가 관망세로 돌아가 일부 주식은 거래가 아예 중단되는 일까지 생기고 말 겁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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최근 금융위원회가 코로나 19에 따른 증시 불안을 막겠다며 6개월간 공매도를 금지하면서도 일부 기관들에 한해서는 예외적으로 공매도를 허용한 이유가 여기에 있습니다. 시장을 조성하기 위해서는 어쩔 수 없다는 거죠. 다만 예외가 된 ‘일부’ 시장 조성자들이 물 만난 고기처럼 공매도를 일삼아 수익을 올린 나머지 ‘차별적 조치’가 아니냐는 말도 나오는 상황입니다.



■공매도 순기능은 무엇? ③ 적절한 기업 가치 평가

공매도가 있기에 기업들의 진짜 가치가 제대로 평가받을 수 있다는 의견도 있습니다. 예를 들어 어떤 회사의 주가가 오를 경우 기뻐하는 사람은 누구일까요. 그 회사 경영진이 우선 좋아할 때고 회사의 주주들과 투자자들도 많이 기뻐하겠죠. 이들은 주가가 오르면 큰 이익을 얻을 수가 있기에 때로는 주가가 하락할 수 있는 주요 정보를 숨기기까지 합니다. 이들만 기뻐하는 건 아닙니다. 앞서 설명했듯 사람들은 증시가 상승장일 때 더 투자에 열을 올리는 경향이 있기에 거래수수료로 먹고 사는 증권사나 애널리스트도 기분 좋을 겁니다. 또 투자 열풍이 불면 금융상품에 돈이 몰리는 경향이 짙으니 은행이나 자산운용사들도 기뻐할 겁니다. 즉, 주식시장에 관계된 대부분 사람들 모두가 주가가 오르기만을 바라고 있는 거죠.

심지어 감시자 역할을 해야 할 정부조차 조금쯤은 좋아할 겁니다. 경기가 호황세로 접어들면 고용도 좋아질 것이고 불황에 빠져 고통받는 서민들을 책임질 필요도 줄어들 테니깐요. 괜히 엄격하게 시장을 감시해서 몇몇 기업의 주식을 종잇조각으로 만들어버린다면 사회가 아마 발칵 뒤집어질 텐데, 이런 일을 정부가 하고 싶어 할까요.

이처럼 모두가 주가가 올랐으면 좋겠다는 열망에 불탄 나머지 해당 주식의 가치가 이상하다 싶을 정도로 오르는 순간, 공매 투자자들만이 반대로 움직입니다. 이들은 기업 가치를 정밀히 조사하고 경영진들의 속임수에 대해 치밀하게 분석한 후 주가가 고평가됐다는 판단이 들면 ‘이건 곧 끝날 거품이다’는 쪽에 베팅을 하는 사람들입니다. 이런 과정에서 지나치게 고평가된 주식의 가치가 적정선까지 떨어질 수 있다는 거죠. 비록 공매 투자자들의 목표는 ‘이익을 얻는 것’이지만 그 과정에서 시장 감시자 역할도 한다는 겁니다.



■차별적 규제와 가짜뉴스 유포 등 문제 개선해야

하지만 이런 순기능에도 불구하고 공매도는 개인투자자들에게 ‘악의 축’ 취급을 받곤 하는데 그건 우리나라에서만 발견되는 ‘차별적 규제’ 탓이 큽니다. 우리나라는 개인이 공매 투자를 하기가 가장 힘든 나라 중 한 곳으로 꼽힙니다. 법적으로는 허용한다지만 지켜야할 규제가 너무 많아 개인은 투자할 엄두가 안 나는 거죠. 공매 투자자들이 지켜야 할 규정만 봐도 업틱룰(up-tick rule·공매도 시 시장거래가격 밑으로 호가를 낼 수 없도록 한 규정, 주가를 떨어뜨리면서 주식을 팔 수 없도록 제한한 조치), 잔고보고, 호가표시, 대량보유자 공시, 종목별 잔고공시 등이 있습니다. 개인투자자들이 이런 규정을 지켜가며 투자하기란 결코 쉽지 않은데. 신용도나 자금력 등도 기관 등에 비해 열세해 증권 차입(차입공매도)가 어려운 상황인 겁니다. 사실상 기관과 외국인만 자유롭게 공매 투자를 할 수 있게 한 셈인데 개미들은 아무래도 억울하겠죠.



또 공매도라는 제도가 기본적으로 다른 사람의 불행을 바탕으로 돈을 번다는 점에서 거부감을 느끼는 사람도 많습니다. 우리 회사가 휘청이는데, 우리 회사 망하라고 돈까지 건 사람들이 큰 돈을 벌다니, 이보다 더 화나는 일이 어딨겠습니까.

공매도의 가장 큰 문제는 일부 투자자들이 가짜 뉴스나 루머까지 퍼뜨려가며 주가를 떨어뜨리기 위해 애쓴다는 점일 겁니다. 하지만 이건 사실 공매가 문제라기보다는 루머를 통해 시장을 조작하려고 한 시도 그 자체가 문제라고 봐야 할 것입니다. 그리고 사실 이런 가짜 뉴스를 통한 시장 조작은 회사 경영진들도 많이 하곤 합니다. 공매의 문제는 아니라는 거죠.

역사가 말해주듯 어떤 제도도 아무 이유 없이 만들어지진 않습니다. 하락장 때마다 ‘악의 축’ 취급을 받는 공매도지만, 우리 제도 자체를 미워하기보다 현명하게 활용하는 방법을 고민해보는 게 어떨까요.

/글=김경미기자 kmkim@sedaily.com

/영상제작=김경미·정수현기자, 김한빛 인턴기자 kmkim@sedaily.com

김경미 기자
kmkim@sedaily.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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디지털미디어센터 김경미 기자 kmkim@sedaily.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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