문재인 대통령이 10일 빌 게이츠 ‘빌&멀린다 게이츠재단’ 이사장과 통화를 갖고 신종 코로나바이러스 감염증(코로나19) 백신 개발뿐 아니라 치료제 개발에도 협력을 강화하기로 했다.
마이크로소프트(MS) 창업자인 게이츠 이사장은 자신이 설립한 재단을 통해 미국 내 코로나19 백신 개발을 이끌고 있다. 이날 통화는 게이츠 이사장의 요청으로 이뤄졌다.
문 대통령은 이날 “한국은 코로나19 완치자의 혈장을 비롯해 많은 자료를 확보하고 있다”면서 “치료제 개발 보급을 위해서도 협력이 필요하다”고 말했다. 다국적 제약업체들이 주로 ‘백신 개발’에 초점을 맞추고 있으나 치료제 개발의 중요성을 동시에 강조한 것이다.
게이츠 이사장은 “전적으로 공감한다”면서 “치료제는 백신보다 빨리 개발할 수 있을 것으로 보이는데다 사망자를 감소시킬 수 있고 의료진의 과부하 역시 막을 수 있다”고 답했다.
문 대통령이 게이츠 이사장과 통화한 것은 이번이 처음이다. 게이츠 이사장은 한국이 세계 각국에 진단키트를 지원하는 것을 높이 평가하며 “한국과 협력해 백신뿐 아니라 치료제 개발을 가속화하기를 기대한다”고 언급했다.
문 대통령은 “우리 정부는 아시아 지역 국가로는 최초로 세계백신면역연합(GAVI)에 공여했고 올해부터는 감염병혁신연합(CEPI)에도 기여할 계획”이라며 “게이츠재단도 GAVI와 서울에 본부를 두고 있는 국제백신연구소(IVI) 등 국제기구를 후원하고 있고, 우리 정부와 함께 ‘라이트펀드(Right Fund)’에 공동출자하고 있는 것으로 알고 있다”고 말했다.
GAVI는 백신 개발 및 보급 등을 목적으로 지난 2000년 창설된 민관협력 파트너십이다. 게이츠재단은 GAVI 설립 파트너로서 연 3억달러 이상, 누적으로 41억달러를 기여해왔다. 우리 정부도 2010년부터 공여국으로 참여한 후 지속적으로 공여액을 늘려 2019~2021년 1,500만달러를 공여 중이다.
게이츠 이사장은 “개발도상국은 보건이 취약하고 사회적 거리두기 운동이 여의치 않아 앞으로 아주 많은 코로나19 사망자들이 이들 취약국가에서 나올 것으로 우려된다”면서 “한국 정부가 GAVI에 협력해줘 대단히 감사하다”고 말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