일본 의원들이 신종 코로나바이러스 감염증(코로나19) 확산 여파로 해마다 빠지지 않고 참여했던 야스쿠니(靖國)신사 참배를 하지 않기로 했다. 야스쿠니 신사는 태평양전쟁 A급 전범 14명을 포함해 일제 전범 246만6,000여명이 합사(合祀)된 곳으로 제국주의 일본의 상징으로 통한다.
11일 교도통신에 따르면 초당파 의원 연맹인 '다 함께 야스쿠니 신사를 참배하는 국회의원 모임'(이하 국회의원 모임)은 오는 21~22일의 춘계예대제(例大祭)에 맞춘 야스쿠니 참배 계획을 취소하기로 결정했다. '국회의원 모임' 관계자는 참배 취소 배경으로 코로나19 확산을 거론했다.
춘계예대제는 봄에 거행하는 제사 의식으로, 가을의 추계예대제와 함께 야스쿠니신사의 중요 행사로 꼽힌다. 교도통신은 '국회의원 연맹'이 중의원 선거와 시기가 겹쳤던 2017년 추계예대제 때의 참배를 12월로 미룬 적이 있지만 연간 3차례 참배 원칙을 지켜왔다면서 이번의 취소 결정은 이례적인 대응이라고 전했다.
현재 오쓰지 히데히사 집권 자민당 중의원 의원(전 참의원 부의장)이 이끄는 '국회의원 모임'은 1981년 출범 이후 매년 두 행사 때와 8월의 태평양전쟁 종전 기념일에 맞춰 집단으로 야스쿠니신사를 참배해 왔다. 아베 신조(安倍晋三) 총리는 2013년 12월 참배해 한국과 중국의 거센 반발을 산 이후로는 직접 참배하지 않고 공물을 보내는 방식으로 매년 춘·추계 예대제를 치르고 있다.
/강신우 seen@sedaily.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