12일 부활절을 맞이해 전국 교회에서 현장 예배를 강행하겠다는 교회가 증가한 가운데 현장조사에 나선 공무원과 교회 관계자들의 마찰이 곳곳에서 발생하고 있다.
경기도와 용인시는 이날 공무원과 특별사법경찰단 등 50여명을 동원해 용인시 수지구의 한 교회에 대한 현장점검에 나섰다. 이 교회는 지난달 29일 경기도가 방역수칙 미준수로 '집회 제한' 행정명령을 내린 곳이다.
혹시 모를 충돌 사태에 대비해 경찰 경비인력도 150여명 배치됐다. 공무원들은 1m 남짓 간격으로 교회 입구를 따라 인간 띠를 둘러 교인들의 출입 자제를 권유했다.
이 과정에서 일부 신도들이 고성을 지르거나 현수막을 빼앗으려고 하는 등 강경하게 항의했다.
교회 관계자 10여명은 경기도의 집회 금지조치에 이날 오전 8시부터 예정됐던 예배를 건물 외부에서 기자회견 형식으로 대체했다. 신도들은 "공무원들도 제대로 지키지 못하는 사회적 거리 두기를 교회에만 강요하는 건 형평성에 어긋난다"며 "유흥가에는 마스크도 끼지 않은 사람들이 넘쳐나는데 거긴 단속하지 않고 유독 교회 때리기에만 집착하고 있다"고 주장했다. 이어 "잘못된 일에는 저항을 해야 하고 예배의 권리는 헌법으로 보장된 자유"라며 "많아야 40명도 안 오는 자그마한 우리 교회의 예배를 막기 위해 100명이 넘는 사람이 몰리는 게 더 어불성설"이라고 목소리를 높였다.
이 교회의 한 목사는 "코로나 사태 이후로 출입구도 1곳으로 줄이고 손 소독제와 마스크를 비치하는 등 예방을 위해 충분한 노력을 기울이고 있었는데도 목표를 정한 것처럼 수차례 찾아와 검사했다"며 "예배를 하는 중에 외부인이 연락도 없이 들어오려고 하기에 제지했을 뿐 점검을 방해하려는 의도도 없었다"고 주장했다.
도는 이 교회 외에도 감염 예방수칙을 지키지 않거나 공무원의 현장 조사 활동을 방해해 집회 제한 행정명령을 받은 도내 20개 교회에 대해서도 이날 현장점검을 진행하고 있다.
/이종호 phillies@sedaily.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