어린 시절부터 키가 커서 모델 하면 좋겠다는 소리를 듣고 자란 소녀는 자연스럽게 런웨이에 올라섰다. 심장이 터질 것 같은 두근거림도 잠시, 백스테이지에서의 안도감과 쾌감은 소녀의 마음을 항상 무대 위로 향하게 만들었다.
17살이라고는 믿기지 않는 키와 성숙한 외모, 나풀거리는 꽃무늬 원피스를 입고 나타난 린애는 한눈에 봐도 이국적인 매력을 풍겼다. 유난히 작은 얼굴에 신비로운 눈빛을 카메라 렌즈를 통해 바라보면 무궁무진한 매력에 빨려들어갈 듯 했다.
옷에 화장품도 묻혀보고, 그저 멀리 있는 것 같은 선배들을 보며 부러워하는 초보 모델이지만 린애는 “내게는 도화지 같은 매력이 있다”며 당당하다. ‘나만의 길을 개척하는 멋진 사람’이라는 호기로운 목표까지 세운 소녀 모델의 성장, 기대해 볼 만하다.
Q. 모델을 꿈꾸게 된 계기?
성장과정에서 키가 커서 그런지 주변에서 모델을 해보는 게 어떠냐는 권유가 많았어요. 덕분에 자연스럽게 모델이라는 직업에 관심이 생기고 흥미를 느끼게 된 것 같아요.
Q. 모델이 된 과정은?
처음 교복모델 대회에 관심이 생겨 참여하게 되었는데 그곳에서 지금의 에이전시 대표님을 만나게 됐어요. 가족들은 반대보다 도전해보는 게 어떻겠냐 하셔서 무리 없이 시작할 수 있었고요. 학원을 따로 다니지 않아서 워킹 연습이나 자세 교정 같은 기본적인 부분을 열심히 했고, 당연히 다이어트도 열심히 했어요.
Q. 린애는 어떤 모델인가?
여러 매력을 갖고 있는 모델이라 생각해요. 촬영할 때 최대한 다양한 모습을 보여주려고 노력해요. 매 촬영마다 새로운 모습이나 평소와는 다른 모습을 보려고 해요.
Q. 자신의 매력은?
제게는 도화지 같은 매력이 있다고 생각해요. 한 콘셉트에 국한되어 있기보다는 다양한 면을 소화할 수 있고, 그런 모델이 되려고 노력하고 있어요. 그러면서도 저만의 스타일을 잃지 않으려 노력하고 있어요.
Q. 첫 데뷔 무대는 언제였고, 기분은?
첫 데뷔 무대는 2019 s/s 시즌이었는데 정말 심장이 터질 것 같이 긴장돼서 ‘실수만 하지 말자’는 생각으로 걸었던 것 같아요. 워킹이 끝나고 백스테이지에 들어왔을 때는 무사히 잘 해낸 것 같은 안도감을 느꼈는데 아직도 그 순간이 생생해요.
Q. 가장 기억에 남는 쇼는?
모든 쇼마다 각자의 개성과 매력이 있다고 생각하기에 가장 기억에 남는 쇼가 무엇인지 콕 집어서 말하기는 힘든 것 같아요. 그래도 제 데뷔 시즌에 했던 모든 쇼들이 처음이어서 그런지 그때가 제일 많이 생각나네요.
Q. 런웨이에서 실수한 적은 없었나.
데뷔 시즌 한 쇼에서 립을 ‘풀 립’으로 발라서 옷에 묻히기 정말 쉬웠어요. 심지어 옷도 타이트해서 입기 힘들었는데 쇼 직전 옷을 갈아입다가 립이 묻어서 당황했던 적이 있어요. 다행히 그때 가방을 이용해서 립이 묻은 부분을 가리고 쇼를 이어갔어요. 그때 이후로 화장을 안 묻히고 옷을 갈아입으려고 더욱 신경 쓰고 있어요.
Q. 롤 모델은?
롤 모델은 없었는데 최근 이성경, 최소라 선배가 인상 깊었어요. 이성경 선배는 여러 가지 분야에서 다양하게 활동하는 게 멋있으시고, 최소라 선배는 해외에서 유명한 쇼들을 소화해 내는 게 정말 멋지고 대단하다 생각해요. 이분들을 볼 때마다 저도 저만의 길을 개척해나가는 멋진 사람이 되고 싶어요.
Q. 최근 근황은?
‘서울 패션위크’가 코로나19 때문에 취소되는 바람에 콘텐츠 위주로 촬영을 하고 있어요. 이것 또한 코로나 때문에 연기되거나 취소되는 상황이 있어서 조금 한가한 것 같아요.
Q. 코로나 때문에 활동을 못하는데 요즘 어떻게 지내고 있나.
촬영도 많이 취소되거나 연기되고, 학교 개학도 연기돼서 시간이 생각보다 많이 생겼어요. 아직 학생이라 공부나 학교에서 주는 과제를 열심히 하고 있고, 남는 시간에는 영화를 보면서 시간을 보내고 있어요.
Q. 학교생활과 모델 일 병행하는 거 어려운 점은 없나. 친구들은 어떻게 대해주나.
아무래도 촬영 시간 대부분 수업 시간과 겹쳐 매일 학교에 결석한다고 신청해야 했고, 그로 인해 제가 모르는 일이 많이 생겨서 수행평가나 과제 제출일 같은 걸 친구한테 물어봐야 하는 번거로움이 있었어요. 그래도 꼼꼼히 다 챙긴 덕분에 점수는 나쁘지 않게 잘 나왔던 것 같아요. 친구들이 항상 도와주고, 대부분은 대단하거나 멋있게 봐주는 것 같아서 고마워요.
Q. 남들보다 이른 사회 경험을 하는데 힘든 점, 그럴 때 마인드 컨트롤하는 방법은?
제가 아직 사춘기가 안 온 건지 저도 모르게 지나간 건지 모르겠어요. 성격일 수도 있고, 이른 사회경험을 해서 그런 것 같기도 해요. 예전에는 힘들 때 그냥 버티려고 했는데 그러면 더 힘들더라고요. 그래서 정말 힘들 때는 하루 종일 아무것도 안 하고 쉬어요. 그러면서 마인드 컨트롤도 하고 고민을 최대한 털어버리면서 에너지를 충전할 수 있어요.
Q. 앞으로 어떤 모델로 기억되고 싶은가?
여러 분야에서 활발하게 활동한 모델로 기억이 남고 싶어요. 그래서 아직은 모델 관련 활동에 집중하겠지만, 나중에 기회가 된다면 연기도 도전해보고 싶어요.
/양문숙기자 sestar@sedaily.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