문화·스포츠 문화

대작의 빈자리 채우는 '작은 다큐영화'

세월호 항로 조작 추적한 '유령선'

동물과 공존 담은 '고양이 집사' 등

다양한 주제로 사회에 목소리 전해




신종 코로나바이러스 감염증(코로나 19)으로 대형 신작 개봉이 멈춰선 극장가에서 작은 다큐멘터리 영화들이 다양한 목소리를 내기 위해 상영관을 두드리고 있다. 세월호 참사 6주기를 맞아 돌아보는 ‘그 날’의 이야기를 비롯해 인간과 동물의 공존 필요성, 이주노동자의 삶 등에 대해 함께 생각해볼 것을 제안하는 작품들이다.


오는 15일 선보이는 김지영 감독의 ‘유령선’은 2018년 개봉작인 ‘그날, 바다’의 스핀오프 영화다. 세월호 참사 당시 항로를 기록한 AIS(선박자동식별장치)를 누가, 어떻게 조작했는지에 대해 추적한다. 단순한 의혹 제기가 아닌 과학적 접근을 위해 언리얼 엔진이라는 게임 엔진을 사용해 3D 애니메이션을 만들고 컴퓨터 그래픽을 동원한 점이 눈에 띈다. ‘그날, 바다’에서 배우 정우성이 내레이션을 맡아 사회적 관심을 촉구했다면 이번 ‘유령선’에서는 배우 박호산이 바통을 이어받아 작품의 메시지를 전달한다.



고양이가 등장하는 동물 주제 다큐멘터리도 극장을 찾는다. 지난 2017년 ‘나는 고양이로소이다’로 유기묘 이야기를 들려줬던 조은성 감독이 다시 한 번 길 위의 고양이에게 시선을 줬다. 저마다의 사연을 품은 떠도는 동물들, 길 위에서 어쩌다 맺게 된 인연으로 이들을 돌보는 집사들의 모습을 담은 영화로, 무심한 듯하지만 보이지 않는 곳에서 떠돌이 동물에게 따뜻한 마음을 드러내는 이웃들도 소개된다. 주인공 고양이 레니의 목소리는 배우 임수정이 맡았다. 배급사 관계자는 “고양이와 집사들의 다양한 사랑 표현과 ‘작은 공존’의 메시지를 전하려 했다”고 설명했다.

이주 노동자의 이야기를 담은 ‘안녕, 미누’는 지난 2010년 사회적으로 큰 관심을 모았던 이주 노동자 강제 추방 사건의 주인공 네팔인 미노드 목탄에 대한 다큐멘터리다. 스무 살에 한국에 산업연수생으로 들어와 식당 일부터 봉제공장 재단사, 밴드 보컬 등으로 18년을 살던 청년이 정부의 불법 이주 노동자 표적 단속에 걸려 추방되면서 사회적 논란이 됐던 사건이다. 지혜원 감독이 2년에 걸쳐 제작한 영화는 제10회 DMZ국제다큐멘터리영화제(2018)의 개막작으로 선보이면서 주목을 받았지만, 주인공의 갑작스러운 사망 소식이 전해져 안타까움을 더한 바 있다.

정영현 기자
<저작권자 ⓒ 서울경제, 무단 전재 및 재배포 금지>




더보기
더보기





top버튼
팝업창 닫기
글자크기 설정
팝업창 닫기
공유하기