전자상거래 기업 티몬의 기업공개(IPO) 주관사 자리를 놓고 대형 증권사들의 막판 참여가 이어지며 흥행에 청신호가 켜졌다. 최근 신종 코로나바이러스 감염증(코로나19)으로 e커머스 업체를 바라보는 증권사들의 달라진 시각이 티몬의 IPO에 활기를 불어넣었다는 분석이다.
14일 투자은행(IB) 업계에 따르면 최근 티몬의 IPO 주관사 선정 경쟁에 미래에셋대우가 추가로 참여했다. IB 업계의 한 관계자는 “미래에셋대우의 참여로 NH투자증권과 함께 IPO 강자로 알려진 이른바 빅3 증권사 중 두 곳이 티몬의 IPO 파트너 선정 경쟁에 뛰어들었다”며 “대형 증권사 참여로 티몬이 IPO 시장에서 ‘대어’로 다시 부각됐다”고 말했다.
현재 티몬의 IPO 주관사 선정을 두고 앞서 참여를 선언했던 삼성증권과 대신증권·신한금융투자와 함께 미래에셋대우·NH투자증권 등 대형 증권사와 외국계 증권사인 노무라증권이 본격적인 경쟁을 하게 됐다.
당초 지난주 주관사 선정 작업을 마무리하려 했던 티몬은 막판 대형 증권사들이 합류하면서 이르면 이번주 후반이나 다음주 중 주관사를 선정한다는 방침이다. 대형사 참여로 뜨거워진 현재 티몬의 IPO 상황과 달리 주관사 선정 과정 초반에는 증권사들의 참여 부족으로 어려움을 겪어왔다. 주요 증권사에 입찰제안요청서(RFP)를 보냈지만 대형사들이 참여를 주저하는 등 예상외의 저조한 관심에 일각에서는 IPO 일정이 미뤄지는 것이 아니냐는 우려의 소리도 나왔다.
증권사들의 발목을 잡은 건 ‘치킨게임’ 식으로 흘러가는 e커머스 업체의 과다한 경쟁과 이에 따른 실적 저하 등으로 향후 전망이 밝지 않다는 점이다. 실제로 티몬은 지난 2018년 영업적자 1,278억원을 기록했고 회사의 자본 총계 역시 -4,346억원으로 완전자본잠식 상태다. 여기에 막대한 자금을 투자하고 있는 쿠팡과 위메프 등 경쟁업체의 질주도 부담으로 작용했다는 평가다. 결국 업계에서는 조 단위 규모의 기업가치에도 티몬 측이 기대하는 최소 4,000억원 이상의 신주를 선뜻 떠안기에 부담이었다는 분석이다.
하지만 최근 코로나19가 티몬의 상황을 반전시켰다.
사회적 거리두기 캠페인 등으로 집에서 머무는 시간이 많아지면서 e커머스 업체들이 특수를 누리고 있는데다 코로나19가 종식된다고 하더라도 온라인 장보기에 익숙해진 트렌드가 지속될 것이라는 관측 때문이다. 통계청이 발표한 ‘온라인쇼핑 동향’에 따르면 올해 2월 온라인쇼핑 거래액은 11조9,618억원으로 전년 대비 24.5% 증가했다. 티몬 역시 3월 1억6,000만원의 플러스 영업이익을 기록하며 10년째 적자를 기록하고 있는 e커머스 업계 최초로 흑자 시대를 열었다. IB 업계 관계자는 “티몬의 월 실적이 처음으로 흑자를 기록하는 등 코로나19로 인해 e커머스에 대한 전망이 긍정적으로 돌아선 점이 대형 IB들이 티몬 IPO에 뛰어들게 된 계기”라고 말했다. 여기에 올해 상장을 추진하던 많은 기업이 코로나19 여파로 주가가 급락하자 IPO 일정을 연기하거나 철회하면서 내년 상장을 목표로 뛰고 있는 티몬에 더욱 관심이 높아졌다는 분석도 나온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