김일성 주석의 생일인 태양절을 보도한 북한 매체에서 김정은 북한 국무위원장의 모습이 보이지 않아 궁금증을 자아낸다.
김 위원장은 최고지도자 자리에 오른 2012년 이후 해마다 할아버지인 김일성 주석이 잠들어 있는 금수산태양궁전을 찾아 참배를 해왔다. 하지만 북한 매체가 공개한 사진에서 김 위원장의 모습이 보이지 않으면서 북한 당국의 발표와 달리 신종 코로나바이러스 감염증(코로나 19) 상황이 북한 내부에서 심각한 것 아니냐는 분석이 조심스럽게 나온다. 다만 김 위원장이 최근 당 정치국회의와 포격훈련 지도 등 활발한 대외 공개활동을 해 온 만큼 그의 참석 여부는 여전히 불확실하다.
이에 대해 통일부 당국자는 “김 위원장이 소위 광명성절(김정일 국방위원장 생일)과 태양절에 참배 빠짐없이 해왔다고 보도됐다”며 “이번 같은 경우 김 위원장의 금수산 참배가 보도되지 않았는데, 만약 김 위원장이 금수산 궁전을 방문하지 않았다면 매우 이례적인 것으로 볼 수 있을 거 같다”고 평가했다.
조선중앙통신은 이날 오전 6시 당과 정부의 간부들과 무력기관 책임일꾼(간부)들이 전날 금수산태양궁전을 찾았다고 보도했다.
통신에 따르면 이들 간부는 노동당 중앙위원회, 국무위원회, 최고인민회의 상임위원회, 내각 등 명의로 된 꽃바구니를 헌화했다. 북한이 공개한 사진들을 보면 최룡해 최고인민회의 상임위원장 겸 국무위원회 제1부위원장, 박봉주 국무위원회 부위원장, 김재룡 내각 총리와 정치국 위원 및 후보위원 등 핵심 간부 수십 명의 모습이 포착된다. 하지만 지난해와 달리 김 위원장의 모습은 보이지 않고 김 위원장 명의의 화환만 공개됐다.
할아버지인 김일성 띄우기에 혈안이 된 김 위원장이 금수산태양궁전에 모습을 보이지 않음에 따라 북한 내 코로나 19 상황이 악화한 것 아니냐는 우려가 나온다.
실제 김 위원장은 확진자 ‘0’명을 대대적으로 선전하면서도 정치국회의에서 코로나 19가 ‘전인류적인 대재앙으로 번지는 현실이 단기간에 해소될 수 없고 이같은 환경이 우리의 투쟁과 전진에도 일정한 장애를 조성하는 조건’이라고 규정해 모순된 행보를 보였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