지난 14일 3년여 만에 지대함 순항미사일로 추정되는 발사체 여러 발을 발사한 북한이 관련 소식을 전하지 않았다. 15일 김일성 전 북한 주석의 생일인 ‘태양절’을 맞아서도 대규모 기념 행사는 생략한 분위기다. 특히 김정은 국무위원장은 미사일 발사 지휘 현장이나 금수산태양궁전 참배 현장에도 아직 모습을 드러냈다는 소식이 없어 그 배경에 관심이 쏠린다.
조선중앙통신은 15일 오전 정규 보도에서 전날 순항미사일 발사 소식을 보도하지 않았다. 라디오 방송인 조선중앙방송과 평양방송, 노동당 기관지인 노동신문 역시 마찬가지였다. 군에 따르면 북한은 전날인 14일 오전 7시부터 약 40분간 강원도 문천 일대에서 동해상으로 단거리 순항미사일 추정체 수 발을 발사했다. 이후 수호이(Su)ㆍ미그(MIG) 계열 공군기 여러 대가 비행하는 장면도 포착됐다.
이는 지난 2017년 6월8일 지대함 순항미사일 시험 발사 때와 대비되는 대목이다. 당시 북한매체들은 다음 날 보도를 통해 김정은 당시 노동당 위원장이 지켜보는 가운데 발사가 진행됐음을 대대적으로 보도했다. 상당수 전문가들은 북한이 통상적인 내부 훈련이라는 것을 대외적으로 강조하기 위해 보도하지 않은 것으로 파악했다. 아울러 김 위원장 역시 발사 현장에 자리하지 않은 것으로 추정했다.
북한의 최대 명절인 김일성 전 주석의 108번째 생일도 대규모 기념 행사를 취소한 채 조용한 분위기를 띠고 있다. 통상 태양절 전후로 열병식과 축하공연 등을 대대적으로 열어왔지만 이번에는 신종 코로나바이러스 감염증(코로나19) 확산을 우려한 조치로 풀이된다.
북한 매체들도 이날 오전 김 전 주석의 업적과 일화 등을 소개하는 기사만 쏟아낼 뿐, 행사 소식은 전하지 않았다. 북한은 태양절을 기념해 매년 4월 열어온 평양국제마라톤과 친선예술축전 등 여러 국제행사를 일찌감치 취소했다. 태양절 기념 꽃 전시 축제인 김일성화 축전도 올해는 개최 소식이 없다.
무엇보다 김정은의 모습이 눈에 띄지 않는 점이 이번 태양절의 특징으로 꼽혔다. 김정은 집권 후 태양절에는 대규모 열병식을 열고 신형 대륙간탄도미사일(ICBM) 등 전략무기를 공개해 왔으나 이번 태양절에는 해당 소식이 들리지 않았다. 매년 태양절 당일 노동당과 최고인민회의 고위간부들을 대동하고 진행했던 금수산태양궁전 참배도 아직 이뤄졌다는 소식은 없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