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드라마는 매주 두 번 봐야 제맛?…주1회 '슬기로운 편성' 뜬다

tvN '슬기로운 의사생활' 목요일만 방송

밀도 높은 스토리로 작품 퀄리티 UP

시간 쫓기던 제작환경 피로도도 낮춰

tvN ‘슬기로운 의사생활’ 포스터. /사진제공=tvNtvN ‘슬기로운 의사생활’ 포스터. /사진제공=tvN



tvN 드라마 ‘슬기로운 의사생활’이 거침없는 상승세를 이어가고 있다. 지난 3월 12일 6.3%(닐슨코리아, 전국기준)로 출발한 드라마 시청률은 지난 9일 11.3%로 올라섰으며, 쿨의 ‘아로하’ 등 드라마에 나온 90년대 노래에 대한 반응 역시 뜨겁다. 20년 지기 5명 의사 친구들의 사람 냄새 나는 이야기를 다룬 ‘슬기로운 의사생활’은 ‘응답하라’ 시리즈로 큰 사랑을 받은 신원호 PD와 이우정 작가의 조합이라는 점에서도 이미 방영 전부터 화제가 됐다.

시청자 입장에서 아쉬운 점이 하나 있다면 드라마가 일주일 중 목요일 단 하루 방송한다는 점이다. 월화·수목·금토·토일 등 주 2회 방송이라는 드라마 방영시스템에 길들어진 시청자들 사이에선 원성의 목소리가 자자하다. 한 제작사 대표는 한국 드라마의 인기 비결이 “중독성 있는 드라마를 주 2회 연속으로 만날 수 있다는 점”이라고 꼽았을 정도로 한국 드라마 주 2회 방영은 적잖은 강점을 갖는 것이 사실이다. 익숙함을 거부한 ‘슬기로운 의사생활’의 성공이 주 1회 드라마 정착으로 이어질 수 있을지 주목된다.

tvN ‘슬기로운 의사생활’ 출연진들. /사진제공=tvNtvN ‘슬기로운 의사생활’ 출연진들. /사진제공=tvN


미국, 일본 등 해외에서는 드라마 주 1회 편성이 일반적이다. 한국 드라마도 시작은 주 1회였다. 1964년 방영된 국내 최초의 주간연속극 TBC ‘민며느리’를 시작으로, KBS·TBC·MBC도 월요연속극, 화요연속극 형식으로 요일별 주1회 드라마를 기본 틀로 삼았다. 주2회 드라마는 1976년 최초의 주말연속극인 TBC ‘결혼행진곡’의 등장과 함께 탄생했다. 이후 1987년 최초의 미니시리즈인 MBC ‘불새’를 시작으로 미니시리즈 드라마가 자리 잡으면서 월화·수목 방영이 굳어졌다. 공희정 드라마평론가는 “드라마 시청률 경쟁이 치열해지면서 일일극은 150회 내외, 미니는 16~20부 내외, 주말극은 50~75회 등으로 무언의 약속이 생기기 시작했다”며 “외환위기 이후 케이블방송이 등장하면서 차별화 차원에서 단막극, 주1회 드라마 등을 시도해 왔다”고 설명했다. 차별화에 앞장서 온 것은 tvN이다. 지금까지 ‘빅포레스트’, ‘톱스타 유백이’, ‘막돼먹은 영애씨’ 등을 주 1회로 선보여왔으며, 지난해 웹툰 원작 ‘쌉니다 천리마마트’도 주1회 방영에도 좋은 반응을 얻었다.


공 평론가는 “완성도와 화제성이 있다면 주 1회 편성도 나쁘지 않다”며 “주문형비디오(VOD) 등을 통한 몰아보기가 보편적이 됐고, 오히려 지지부진한 주 2회보다 밀도가 높아질 수도 있다”고 평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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무엇보다 주 1회 방송은 더 나은 제작 환경을 제공한다. 신원호 PD는 앞서 ‘슬기로운 의사생활’ 제작발표회에서 “모든 드라마들이 주 2회 방영되고 있는데, 이 방식이 예전에는 유효했지만 ‘지금도 과연 그럴까’란 생각이 들었다”며 “치열한 경쟁 상황에서 바뀐 노동환경 등 여러 면을 고려했을 때 주2회 제작은 너무 힘들다”고 솔직하게 털어놨다. 이어 그는 “건방진 이야기일 수 있지만 반드시 드라마가 잘 돼서 방송계 새로운 모델로 제시되면 어떨까, 그래서 제작 환경과 시청 형태가 바뀌면 어떨까 생각하며 기획하게 됐다”고 말했다.

tvN 편성 관계자는 “주 1회 드라마는 볼 것은 많고 시간은 없는 2049 타깃층의 시청형태를 반영한 색다른 시도”라며 “작품 퀄리티 측면에서 기존의 열악했던 제작 스케줄 때문에 쌓인 피로도를 낮춰 드라마 완성도를 높일 수 있으며, 기존 드라마 보다 긴 90분 러닝타임으로 한 회차 내 다양한 에피소드를 구성할 수 있어 이야기의 밀도를 높일 수 있다”고 설명했다.


김현진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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