텔레그램 ‘박사방’ 운영자 조주빈(25)의 공범으로 알려진 ‘부따’ 강훈(18)이 경찰의 신상공개 결정을 취소해달라며 소송을 제기했다.
16일 강군을 대리하는 강철구 변호사는 서울행정법원에 신상공개 처분을 취소해 달라는 소송과 함께 집행정지 신청을 냈다고 밝혔다. 강 변호사는 “아직 미성년자인 피의자의 신상 정보를 굳이 공개할 이유가 있는지 의문이고, 공정한 재판을 받을 기회를 박탈하는 게 아니냐는 취지”라고 설명했다.
강군은 지난 9일 청소년의 성보호에 관한 법률 위반(음란물제작배포 등) 혐의로 구속돼 현재 서울 종로경찰서에 수감돼 있다. 강군은 박사방에서 ‘부따’라는 대화명을 사용했으며 앞서 조씨 변호인이 밝힌 조씨의 공범 3명 중 한 명으로 알려져 있다. 강군은 유료 회원들이 입장료 명목으로 암호화폐를 입금하면 이를 현금화해 조씨에게 전달하는 등 일종의 ‘자금책’ 역할을 했던 것으로 전해졌다.
앞서 이날 오전 서울지방경찰청은 아동·청소년의 성보호에 관한 법률 위반 등 혐의로 구속된 강군에 대한 신상정보 공개 심의위원회를 열고 강군의 이름과 나이, 얼굴 등 신상 정보를 공개하기로 결정했다. 경찰이 미성년자인 10대 피의자의 신상 정보를 공개한 것은 이번이 처음이다. 경찰은 “피의자는 박사방 운영자인 조주빈의 주요 공범으로서 박사방 참여자를 모집하고, 성 착취 영상물을 제작·유포하는 데 적극적으로 가담했다”고 설명했다.
현행 ‘성폭력범죄의 처벌 등에 관한 특례법’은 충분한 증거가 있고 국민의 알 권리 보장 등 공익을 위해 필요할 경우 피의자의 신상을 공개할 수 있다고 하면서도 청소년에 해당하는 경우는 예외로 두고 있다. 그러나 관련법에는 청소년을 규정할 때 ‘만 19세가 되는 해의 1월 1일을 맞이한 사람은 제외’한다는 조항이 있다. 경찰은 해당 조항에 대해 전문가에게도 법적 조언을 구한 뒤 신상공개 논의 대상에 올린 것으로 알려졌다.
앞서 경찰은 조씨의 신상 정보를 공개할 때는 그의 사진도 공개했지만, 강군의 사진은 별도로 제공하지 않았다. 대신 경찰은 17일 강군을 송치할 때 마스크나 모자로 가리지 않고 얼굴을 공개할 예정이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