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항체 치료제 개발·백신 영장류 실험…K바이오 '코로나 정복' 선봉

■[토요워치: 코로나19 정복경쟁]

셀트리온, 보건연 손잡고 '38개 항체'후보군 확보

제넥신, KAIST, SK바이오 등 예방물질 개발 잰걸음

韓 제약업체 토종치료제-백신 올인...내년 출시 전망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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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치료제 개발에 최소 2년 이상 걸릴 텐데 시장성이 있을지 모르겠다.” “백신이나 치료제를 개발해도 제품이 나올 즈음에는 변종 바이러스가 나와 유용성이 낮아질 수 있다.”

지난해 말과 올해 초 신종 코로나바이러스 감염증(코로나19)이 중국 우한 지역에서 대거 창궐했을 때 연구기관 관계자들을 만나면 한결같이 이 같은 우려를 표시했다. 대응약물이나 항원물질 등을 찾아 개발하기까지 많은 자본과 인력·시간이 들어가는데 그에 비해 수요시장 전망이 불투명해 제약사나 바이오 기업들이 적극적으로 개발에 나설지는 불투명하다는 것이다. 하지만 불과 2~3개월 만에 상황은 180도 달라졌다. 정부 산하 연구기관은 물론 다수의 제약·바이오 업체들이 연구개발에 뛰어들며 이르면 내년 중 토종 치료제와 백신이 나올 것으로 전망되고 있다. 전 세계적으로 확진자가 급증하면서 치료제 및 백신의 시장성이 그만큼 커진 것과 정부가 국책과제 방식 등으로 예산을 지원해준 것이 개발 가속화의 배경이다.


셀트리온이 국립보건연구원과 개발하는 코로나19용 항체 치료제가 국책과제 방식의 대표적인 사례다. 셀트리온은 코로나19 치료제용 후보 단백질로 쓸 항체 후보군을 38개로 추려서 확보했으며 이를 바탕으로 연내 임상시험을 마치고 이르면 내년에 제품을 출시할 계획이다. 항체란 바이러스·세균과 같은 이물질(항원)이 체내에 침입하면 면역을 담당하는 B-세포가 항원을 없애기 위해 분비하는 여러 종류의 면역단백질들이다. 이 같은 여러 종류의 항체집단(다클론항체) 중에서 문제가 되는 항원만 정확히 저격해 없앨 수 있는 특정 항체(단일클론항체)만을 골라 치료제로 쓰는 것이 항체 치료제다.

셀트리온, 보건연 손잡고 ‘38개 항체’ 후보군 확보

제넥신·KAIST·SK바이오 등 예방물질 개발 잰걸음


韓 제약업체 토종 치료제·백신 올인…내년 출시 전망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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항체 치료제 개발은 해외에서 지난 1975년부터 시작됐다. 10년 전까지만 해도 핵심기술은 선진국들이 선점한 상태였으나 현재는 셀트리온 등 국내 바이오 기업들도 선진국 수준을 따라잡은 상태다. 현재는 방대한 항체 유전자 정보 및 유전자 자원을 집대성한 ‘라이브러리 기법’까지 더해져 과거 최소 1~2년 이상 걸리던 항체 치료제 개발기간이 최소 수개월 이내로까지 단축되기에 이르렀다.

한국파스퇴르연구소와 대웅그룹도 치료제 개발에 나섰다. 기존에 구충제로 개발된 ‘니클로사미드’를 기반으로 개발이 이뤄진다. 해당 제품은 영장류 실험을 거쳐 오는 7월 임상시험에 돌입할 것으로 전망된다.

백신 분야에서는 제넥신이 제넨바이오·한국과학기술원(KAIST)·포항공과대(포스텍)와 함께 7월 임상 개시를 목표로 DNA 백신을 개발 중이다. 해당 백신 후보물질의 명칭은 ‘GX-19’인데 현재 영장류 실험 단계에 있다.

제넥신은 여러 가지 항원에 대응하는 백신을 조합할 수 있는 DNA 플랫폼을 갖추고 있어 향후 신종 코로나바이러스 변종이 출현하더라도 신속한 대응이 가능할 것으로 보인다고 업계 관계자들은 내다봤다. SK바이오사이언스도 동물을 대상으로 자체개발 중인 백신 실험을 추진 중이며 한국과학기술연구원(KIST)과 가톨릭대 연구진은 기존에 개발해온 메르스 백신 후보물질을 기반으로 코로나19에 적응할 백신 개발을 진행하고 있다.

학계에서는 이 밖에도 다각도로 치료법과 약물 개발에 대한 논의가 이뤄지고 있다. 신형식 국립중앙의료원 감염병센터장은 17일 온라인으로 중계된 ‘코로나19 치료제 및 백신 개발 어디까지 왔나’ 포럼에서 앞으로의 연구 방향에 대해 BCG백신을 비롯해 선천면역을 높이는 백신·약물 연구의 필요성을 제기했다. 또한 코로나19 감염자의 대변에서 배출되는 바이러스를 줄이기 위한 에이즈 치료제 ‘트루바다’ 등의 약물 연구, 에이즈 치료제 릴피비린 등의 코로나19 효과 연구 등도 연구돼야 할 방향으로 소개했다. 이날 포럼에서는 비상상황에 맞춰 개발일정을 무리하게 앞당길 경우 생길 수 있는 치료제·백신의 한계를 감안해야 한다는 신중론도 제기됐다. 이화여대 의과대학의 박혜숙 예방의학교실 교수는 이날 포럼에서 “백신·치료제 개발의 시급성이 크지만 과학적 설계와 통계 분석, 논리적 해석이 함께 이뤄지지 않으면 더 큰 위험을 초래할 수 있다”고 지적했다. 이번 포럼은 한국과학단체총연합회와 대한민국의학한림원·한국과학기술한림원이 함께 열었다.

민병권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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