아시아 국가들이 좀처럼 신종 코로나바이러스 감염증(코로나19) 확산에 대한 경계의 고삐를 늦추지 않고 있다. 일본에서는 감염자가 1만명대로 올라선데다 상대적으로 코로나19 청정구역이었던 싱가포르에서도 확진자가 급증하고 있기 때문이다.
17일 NHK에 따르면 전날 일본에서 코로나19 신규 확진자가 574명 늘어나 총 9,296명으로 집계됐다. 여기에 집단감염이 발생한 크루즈 유람선 ‘다이아몬드 프린세스’ 승선자 712명을 더하면 전체 감염자 수는 1만8명으로 늘어난다. 일본에서는 지난 11일 신규 확진자 수가 719명을 기록하며 정점을 찍은 뒤 증가세가 다소 둔화했지만 14일부터 다시 늘어나는 추세다.
도쿄도에서만 신규 확진자가 200명을 넘어섰다. 16일 도쿄에서 새롭게 확인된 코로나19 감염자는 201명으로, 누적 확진자는 총 2,796명으로 늘었다. 도쿄에서 하루 신규 확진자가 200명을 넘은 것은 이번이 처음이다.
이대로라면 조만간 한국 확진자(1만635명) 수를 넘어설 것으로 보인다. 감염 확산세가 줄어들지 않을 경우 일본 정부가 다음달 6일까지 전국에 내린 긴급사태 기간도 연장될 수 있다고 니혼게이자이신문은 보도했다.
싱가포르에서는 16일 하루 동안 728명의 확진자가 추가로 확인돼 누적 확진자가 4,427명으로 늘었다. 전날 신규 확진자(447명) 보다 크게 늘어난 수치로, 이날 하루 기준으로는 가장 많은 확진자를 기록했다. 다만 신규 확진자의 90%가 집단 감염이 발생한 이주노동자 기숙사와 관련된 것으로 나타났으며, 지역사회 감염 확진자 발생은 안정적인 것으로 나타났다. 싱가포르 정부는 크루즈선 2대를 이용해 코로나19에서 완치했거나 검사 결과 음성 판정을 받은 외국인 노동자를 수용하는 방안을 검토중이라고 블룸버그통신은 전했다.
로드리고 두테르테 필리핀 대통령은 코로나19 확산을 막기 위해 계엄령에 준하는 이동제한 조치까지 경고하고 나섰다. 필리핀에선 전국에 걸친 봉쇄령에도 불구하고 지난 11일 이후 코로나19 신규 확진자가 연일 200명대를 기록하며 동남아시아 최다 발생국이 됐다. 두테르테 대통령은 14일 TV연설에서 “군경에 사회적 거리두기와 통행 금지 집행을 준비하라고 지시했다”며 “그것은 계엄령과 같을 것”이라고 밝혔다.
코로나19 발원지인 중국 우한에서는 누적 사망자 보고 지연 사례가 1,290명 추가됐다. 이에 따라 우한시 코로나19 누적 사망자는 3,869명으로 늘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