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교육 동영상을 만드는 교수·교사·강사들은 비용과 수고를 덜 수 있는 제작 도구를 원하지요. 편리한 자동 영상제작 소프트웨어가 강의 현장에 제공된다면 더 많은 콘텐츠가 만들어지고 이를 통해 균등한 교육기회가 제공될 것으로 기대합니다.”
콘텐츠 기술 스타트업 산타의 박기웅(35 ·사진) 대표는 최근 서울경제와의 인터뷰에서 “신종 코로나바이러스 감염증(코로나19) 사태 이후 온라인 교육영상 제작 수요가 급증하고 있지만 시간·비용이 걸림돌이 되고 있다”며 “자체 개발한 제작 솔루션 ‘디디캐스트’가 비전문가들도 쉽게 영상제작을 하는 데 도움이 될 것”이라고 말했다.
디디캐스트는 촬영과 편집을 자동화한 소프트웨어(SW)다. 보통 영상 하나를 만들려면 촬영 영상에 자막을 얹고 자료영상을 따로 편집하는 과정이 필요한데 이 솔루션은 이러한 과정들을 SW 안에서 자동 합성한다. 파워포인트 같은 강의자료는 캡처 기능으로 영상에 합성시키고 불필요한 부분 잘라내기, 음성을 자막으로 바꿔 삽입하기 등의 기능이 자동으로 처리된다. 박 대표는 “음성인식 기술로 목소리를 텍스트로 변환하고 영어·베트남어 등 7개국어로 번역도 가능하다”며 “강의하면서 클릭만 하면 강의만큼의 시간 내로 자동편집이 이뤄지도록 고안했다”고 설명했다.
보통 1시간 분량의 영상을 외주제작업체에 맡기면 2주 정도 걸리고 제작비용도 수백만원에 달한다. 산타는 사용자가 소프트웨어를 내려받아 영상 업로드 시간만큼 과금하는 방식을 택했다. 박 대표는 “따로 스튜디오에 갈 필요 없이 외주의 10분의1 비용으로 제작할 수 있는 게 강점”이라며 “코로나 사태 이후 대학교수·학원강사들의 문의가 크게 늘었다”고 말했다.
지난해 4월 첫선을 보인 후 디디캐스트를 도입한 곳은 국내 굴지의 대기업들을 비롯해 공공기관·학원 등 100여곳이 넘는다. 1년 동안 디디캐스트로 제작된 교육영상은 줄잡아 2,300여개로 지난 3월에만 340개에 달했다. 산타는 교육영상 오픈마켓 플랫폼 ‘라바나’도 1월 열었다. 사내 폐쇄형 교육 필요성이 큰 기업 등이 관심을 보여 이미 24개 업체가 계약을 맺고 10만여명이 교육영상을 이용하고 있다.
박 대표는 “코로나 사태가 아니더라도 이미 비대면 온라인교육 수요는 증가 추세이며 글로벌 교육시장의 트렌드 변화도 뚜렷하다”며 “앞으로 오프라인 교육기관들도 결국 온라인 교육 솔루션을 찾게 될 것”이라고 강조했다.
부산 출신으로 SK텔레콤 등 SK 계열사에서 8년 근무한 박 대표는 서울과 지방을 오가면서 교육 환경의 지역 격차를 실감했다. 교육 인프라 쏠림현상에 대한 문제의식은 2016년 산타 창업으로 이어졌다. 코로나의 직격탄을 맞은 대구 소재 대학에서 산타에 문의해오는 교수들에게 솔루션을 무상지원하는 것도 교육 인프라만큼은 소외받는 곳이 없어야 한다는 초심에서 비롯된 선행이다. 박 대표는 플랫폼 활성화를 통해 연내 사용자를 20만명으로 늘리는 것을 목표로 세웠다. 그는 “저렴하고 쉬운 제작툴로 국내외 교육영상을 한곳으로 끌어모으는 플랫폼으로 자리매김할 것”이라고 덧붙였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