4·15 총선이 여당의 유례없는 압승으로 끝난 가운데 정부가 신종 코로나바이러스 감염증(코로나 19) 등으로 멈춰있던 남북협력 사업에 재시동을 걸었다.
총선을 통한 민심이 여당에 힘을 실어주면서 정부의 남북협력 추진사업이 탄력을 받을 지 관심이 쏠린다.
통일부는 “오는 23일께 제313차 남북교류협력추진협의회를 열어 ‘동해북부선 강릉∼제진 철도건설사업’을 남북교류협력사업으로 인정하는 문제를 논의하고 이를 통해 예비타당성 조사면제 등 조기 착공 여건을 마련할 계획”이라고 20일 밝혔다. 정부가 동해선 남측구간을 우선 연결하기로 한 것은 북한의 호응을 유도하기 위한 신호로 해석된다.
예비타당성 조사는 경제성 등 여러 평가기준을 충족해야 하지만, 통일부가 남북협력사업으로 지정하면 국가재정법에 따라 면제가 가능해졌다. 남북 간 철도연결은 문재인 정부가 구상하는 ‘한반도 신경제구상’의 기본토대로, 남북 정상은 2년 전 4·27 판문점 선언을 통해 경의선·동해선 철도와 개성∼평양 고속도로 등을 연결하고 현대화하는 데 합의한 바 있다. 특히 부산에서 출발, 북한을 관통해 러시아, 유럽까지 연결되는 동해선은 ‘동아시아 철도공동체’ 구성을 위한 핵심노선 중 하나다. 현재 남측 강릉∼고성 제진(104㎞) 구간이 단절돼있다.
남북은 지난 2018년 12월 26일 북측 개성 판문역에서 착공식까지 열었지만, 지난해 2월 2차 북미정상회담이 ‘하노이 노딜’로 끝나면서 남북 교류사업도 교착상태에 빠졌다.
통일부는 “정부는 이번 행사를 통해 ‘동해북부선 강릉~제진 철도건설사업’이 국내 경제 활성화와 남북철도연결에 있어 가지는 의미를 되새기고자 한다”며 “판문점선언 2주년을 맞아 남북철도연결 합의 등 남북정상선언 이행 의지를 다지고 이에 대한 국민의 기대와 염원을 모을 것”이라고 강조했다.
다만 정부의 남북협력 사업 재추진이 비핵화 협상과 연동돼 있는 만큼 철도건설 등은 북미 관계에 영향을 받을 가능성이 크다. 실제 김정은 북한 국무위원장은 하노이 노딜 이후 비핵화 협상과 관련 미국의 양보를 강조하며 대남강경 기조를 이어가고 있다. 북한은 정부의 금강산 관광 사업 추진 의사 타진에도 대남 비난으로 응수한 바 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