정치 정치일반

비대위·원내대표 두고 내전...김종인도 손 뗄 조짐

■통합당 당수습 싸고 자중지란

최고위, 비대위 전환·5월초 원내대표 선출 밝히자

계파간 이견으로 의총 10분만에 산회·재소집 소동

의원들 '김종인 비대위'는 대부분 반대하기로

조기 전대·재창당 등 의견도 난무

심재철 미래통합당 대표 권한대행과 김재원 정책위의장이 20일 서울 여의도 국회에서 열린 비공개 의원총회에서 굳은 표정으로 논의를 하고 있다./권욱기자심재철 미래통합당 대표 권한대행과 김재원 정책위의장이 20일 서울 여의도 국회에서 열린 비공개 의원총회에서 굳은 표정으로 논의를 하고 있다./권욱기자



4·15총선 참패 후 닷새가 지났지만 미래통합당이 당을 수습할 방안에 합의도 못한 채 내부 싸움만 하고 있다. 이런 가운데 최고위원회의가 오는 5월 초 차기 국회를 이끌 원내대표를 선출하려고 하자 또 반발이 일어나 의원총회가 파행되며 자중지란이 커지고 있다. 당을 수습할 방안이 백가쟁명식으로 일어나고 서로 총질하는 모습이 연출되자 비대위원장에 거론되던 김종인 전 총괄선대위원장마저 “관심 없다”며 손을 뗄 조짐이다.

통합당은 20일 최고위원회의와 두 차례의 의원총회에도 소속 의원들과 일치된 당 수습 방안을 도출하지 못했다. 통합당은 지난주 말 비대위 출범과 조기 전당대회는 물론 당내 인사가 당을 재건할지, 김 전 총괄위원장이 당을 혁신할지를 두고 논쟁을 이어갔다.

이런 가운데 이날 오전 열린 최고회의는 당 수습책으로 비상대책위 체제 전환 및 5월 초 차기 원내대표 선출 후 당을 수습하기로 방향을 잡았다. 심재철 원내대표 및 당 대표권한 대행은 “대다수 최고위원이 신속하게 비대위 체제로 넘어가 이 상황을 수습하는 게 낫겠다는 의견을 보였다”며 “신임 원내대표의 경우 4월 말부터 징검다리 연휴가 이어져 5월 초순에 (선출)되지 않을까 예상한다”고 밝혔다.


하지만 조경태 최고위원은 이날 BBS라디오 인터뷰를 통해 “(전신인 자유한국당 이전 시절부터) 비대위를 많이 했었다. 그때마다 혁신·쇄신 이런 말을 많이 했지만 크게 달라진 게 있느냐”고 지적했다. 그러면서 “원래 당헌·당규상 8월로 전당대회가 나와 있는데 그 시기에 해도 되고 한두 달 앞당겨서 (6~7월에) 해도 크게 무리하지 않는다”고 조기전대론에 대해 말했다. 이에 심 원내대표는 기자들과 만나 “비대위를 할 것인지, (조기에) 전당대회를 할 것인지는 의총에서 의견을 모을 것”이라고 전했다.



하지만 이날 오후1시30분께 열린 의총은 당 수습책을 도출하지 못한 채 30분 만에 산회했다. 심 원내대표는 “당이 어떤 식으로 진로를 나아갈 것인가에 대한 의견이 있다 (정세균 총리의) 시정 연설이 있어 일단 중단했다”고 설명했다. 통합당은 산회 직후 다시 의총을 소집했지만 의원들 간 이견만 드러낸 채 끝났다.

최근 김 전 총괄위원장에게 비대위를 맡겨도 당헌·당규상 전당대회가 열리는 8월 전까지만 권한을 주자는 의견과 조기 전당대회로 새 지도부를 구성하자는 의견, 청년세대를 내세워 당을 재창당 수준으로 개혁하자는 주장 등이 난무했다. 의총에서 의원들은 ‘김종인 비대위’는 반대하는 쪽으로 의견을 모았다. 심 권한대행은 “김종인 비대위 염두에 없었고, 비대위냐 조기 전대냐는 의견만 있었다”고 말했다.

계파 간 싸움도 격화하고 있다. 당이 쇄신보다 이번 총선에서 이겨 5선이 될 정진석 의원(충남), 주호영 의원(대구), 조경태 의원(부산), 서병수 당선자(부산)가 당 대표, 4선 무소속 권성동(강릉) 의원, 박진 당선자(서울), 김기현 당선자(울산)는 물론 3선 의원들도 원내대표에 이름을 올리고 있다. 이 때문에 참패한 당의 당권을 계파 간 나눠 먹기를 할 것이라는 우려도 나온다. 의총 후 박성중 의원은 “(영남권이 당직을 잡으면) 국민의 눈에는 과거 회귀 쪽으로 비쳐질 수 있다”고 말했다.

자중지란을 거듭하는 통합당을 보고 김 전 총괄위원장은 한 언론과의 인터뷰에서 “원래 그 당의 생리가 그렇다. 나한테 (비대위 건을) 물어보지 말라”고 비판했다.

구경우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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