올 1·4분기에 극심한 ‘수주가뭄’에 시달린 국내 조선업계에 카타르의 액화천연가스(LNG)선 수주 ‘단비’가 내릴 것으로 전망된다. 신종 코로나바이러스 감염증(코로나19) 확산으로 프로젝트가 지연될 것이라는 우려와 달리 카타르 정부가 발주 일정을 공식화한 데 따른 것이다.
사드 셰리다 알 카비 카타르 에너지부 장관 겸 카타르 국영 석유 회사 카타르페트롤리엄(QP)의 최고경영자(CEO)는 21일(현지시간) 외신과의 인터뷰에서 “최근 한 조선소와 LNG선 1차 발주를 위한 계약을 마무리했다”며 “22일 계약서에 서명할 예정”이라고 밝혔다. 알 카비 장관은 이어 “올여름 전까지 최소 60~80척 발주 계약을 마무리 지을 예정”이라고 말했다.
카타르의 LNG선 발주는 한국 조선업의 불황 탈출을 앞당길 올 조선업계 ‘최대어’다. LNG선의 건조 비용이 한 척당 2억달러인 점을 고려하면 총 발주금액은 최소 120억달러(약 14조8,164억원)에 달할 것으로 추정된다.
카타르 LNG선 수주전은 한국과 중국의 양자대결 구도다. 앞서 진행된 건조 입찰에는 현대중공업(009540)·삼성중공업(010140)·대우조선해양(042660) 등 국내 조선 3사와 중국 후둥중화가 제안서를 제출했다. 일본 가와사키중공업은 막판에 발을 뺀 것으로 알려졌다.
국내 조선업계는 LNG선 건조 경쟁력만큼은 중국이 넘볼 수 없는 수준이라며 ‘싹쓸이’를 자신하는 분위기다. 국내 조선 3사는 지난 2004년 카타르가 발주했던 53척의 LNG선을 모두 가져온 경험도 있다. 유일한 해외 경쟁자인 후둥중화가 안정성 문제를 일으킨 전례가 있다는 점도 한국 조선사들의 수주 가능성에 힘을 보탠다. 업계의 한 관계자는 “올해 LNG선 발주가 끊겨 노심초사하던 가운데 나온 희소식”이라며 “한 업체가 독식할 수 있는 물량이 아니기 때문에 업계가 골고루 수혜를 볼 것으로 예상한다”고 말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