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본 어게인’이 숨막히는 전개로 전생의 끝과 현생의 시작을 알리며 시청자들을 흠뻑 빠져들게 했다.
어제(21일) 방송된 KBS2 월화드라마 ‘본 어게인’(극본 정수미 / 연출 진형욱, 이현석)에서는 지독한 악연으로 엮인 세 남녀의 전생이 죽음으로 끝맺음됐다. 그리고 현생에서의 재회를 보여 깊은 여운을 남겼다.
이날 정하은에게 심장을 구해주기 위해 끔찍한 계획을 실행했던 공지철(장기용 분)은 차형빈(이수혁 분)에 의해 노란우산 연쇄살인사건 용의자로 체포됐다. 진범인 아버지 공인우(정인겸 분)는 이미 15년 전 사망신고가 돼있었고 각종 증거와 증언들이 모두 공지철을 범인으로 가리킨 것이다.
미용실 현장을 목격했던 정하은(진세연 분) 역시 공지철을 범인으로 생각했지만 그가 매번 자신을 구했다는 사실에 흔들렸다. 하지만 후회 하냐는 물음에 그는 다시 그 순간이 와도 똑같을 거라며 고백했고, 연민 어렸던 정하은의 눈빛마저 실망으로 차갑게 변해버렸다.
생애 처음으로 자신을 올곧게 바라봐준 그녀가 변하자 공지철 또한 충격에 빠졌다. 독방 벽에 적은 “차형빈 한 번만 나도 너로 살아보고 싶다”라는 문구와 재판 도중 드러난 그의 어린 시절 트라우마가 안타까움을 배가했다. 위험 속 한층 애틋해진 차형빈과 정하은의 모습들과 대비돼 더욱 가슴을 쓰리게 했다.
방송 말미 새하얀 설원에서 마침내 세 사람이 조우한 장면은 하이라이트를 장식했다. 정하은에게 용서 받기 위해 탈출까지 감행한 공지철은 머릿속을 맴도는 아버지의 저주에 시달리며 차형빈의 목숨을 앗았고, 이에 절규하는 정하은의 원망 아래 공지철은 결국 스스로에게도 총구를 겨눴다. 사랑, 애증, 복수 등 어느 것 하나 완성하지 못한 감정들을 남긴 새하얀 설원은 이들의 눈물과 피로 번져가며 노래 ‘꿈에’와 함께 더욱 슬프게 흐려졌다.
이처럼 위태로운 목숨 속에서도 영원을 꿈꾸며 사람들의 순수한 영혼을 믿던 한 여자, 그리고 그 여자를 사랑한 두 남자의 각기 다른 방식은 결국 지독한 악연으로 끝났다.
특히 전생에서 서로의 영혼에 지울 수 없는 상처와 흔적을 새긴 세 남녀가 현대 전철역 플랫폼이라는 같은 시공간에서 포착된 엔딩은 또 다른 시작을 예고했다. 환생 후 어떤 인연을 만들어 나갈지 추리력을 불태우게 하는 엔딩에 기대감이 증폭되고 있다.
한편, 이날 방송된 ‘본 어게인’ 3회는 2.6%, 4회는 2.9%(닐슨코리아 수도권 가구 기준)의 시청률을 기록했다.
지독한 전생으로 엮인 장기용, 진세연, 이수혁이 현생에서 만나 다시 퍼즐을 짜 맞추는 KBS2 월화드라마 ‘본 어게인’은 매주 월, 화요일 밤 10시에 방송된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