국제 정치·사회

트럼프 압박에 하버드대 "지원금 100억원 안받는다"

하버드대 약 50조원 기금 보유...전세계 최대 규모

프린스턴·스탠퍼드도 "지원금 신청 안 하겠다"

미국 매사추세츠주 케임브리지에 위치한 하버드대학교 캠퍼스 /AFP연합뉴스미국 매사추세츠주 케임브리지에 위치한 하버드대학교 캠퍼스 /AFP연합뉴스



세계 최고 명문대학교로 꼽히는 미국의 하버드대학교가 도널드 트럼프 대통령의 압박에 따라 신종 코로나바이러스 감염증(코로나19) 대응을 위한 연방정부의 지원금을 받지 않겠다고 밝혔다.

하버드대는 22일(현지시간) 성명을 통해 “하버드는 ‘경기부양 패키지법(CARES Act)’의 고등교육기관 지원금을 받지 않을 것”이라고 밝혔다. 하버드대는 “우리도 다른 기관들과 마찬가지로 코로나19 팬데믹(세계적 대유행)과 경제위기로 심각한 재정적 도전에 직면할 것이라고 밝힌 바 있다”며 “그러나 정치인들이 하버드에 초점을 맞추면서 지원금 참여가 어려워졌다”고 설명했다. 그러면서 “미 교육부에도 우리의 결정을 통보하고, 하버드에 배정된 지원금이 신속히 재배정되도록 할 것”이라고 덧붙였다.


트럼프 대통령은 전날 백악관 브리핑에서 “하버드는 지원금을 반환하라. 그러지 않을 경우 다른 수단을 찾을 것”이라며 “정부 지원금은 근로자를 위한 것이다. 세계에서 가장 부유한 재단을 위한 것이 아니다”라고 말했다.

지난달 발표된 2조2,000억 달러 규모의 경기부양법에 따라 하버드대는 약 900만 달러(약 111억2,000만원)에 달하는 지원금을 받을 예정이었다. 이에 하버드대는 곧바로 성명을 통해 학생들의 긴급 재정 지원에 쓸 계획이라며 보조금을 받겠다는 입장을 고수했다. 아울러 하버드대가 받은 지원금은 중소기업 급여보호프로그램(PPP)이 아닌, 고등교육기관 지원금 명목의 별도 보조금이라고도 해명했다.


그렇지만 수십조원대 기금을 보유한 명문사학까지 지원금을 수령하는 행태를 놓고 싸늘한 시선이 이어지자, 결국 지원금 반환을 결정한 것으로 보인다. 하버드대 교내 신문인 ‘크림슨’에 따르면 지난해 하버드대 재단은 총 409억 달러(약 50조4,000억원)의 기금을 보유하고 있다. 전 세계 대학 기금 중 최대 규모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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다른 ‘부유한’ 사학들도 잇따라 지원금을 받지 않기로 했다. 프린스턴대학은 공식 트위터 계정을 통해 경기부양 패키지법에 의해 배정된 240만 달러의 지원금을 받지 않을 것이라고 밝혔다. 스탠퍼드대학도 740만 달러의 지원금 신청을 철회했다.

매사추세츠 공대(MIT)는 지원금 신청 여부를 재검토하고 있고, 듀크대도 아직 지원금을 받지 않았다고 정치 전문 폴리티코는 보도했다.

이와 관련해 트럼프 대통령은 이날 오후 브리핑에서 “그들은 돈을 받지 않을 것이다. 대단하다”며 하버드·스탠퍼드대에 감사의 뜻을 밝혔다.

전희윤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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