국립창극단은 2020년 신작이자 국립극장 창설 70주년 공연 기념인 ‘춘향’을 오는 5월 14~24일 국립극장 달오름극장 무대에 올린다고 23일 밝혔다.
이번 작품은 지난해 4월 부임한 국립창극단 예술감독 유수정이 선보이는 첫 신작이기도 하다. 작창도 맡은 유 감독은 음악적 섬세함이 뛰어나다고 평가받는 만정제 ‘춘향가’를 바탕으로 동초체·보성소리에서도 소리를 가져와 특색 있는 소리를 짰다. 여기에 작곡가 김성국이 의기투합했다. 그는 사랑가·이별가 등 춘향가의 주요 대목은 전통 소리로 살리면서도 소리와 이야기를 돋보이게 하는 새로운 음악을 시도해 극의 밀도를 높일 계획이다.
극본·연출은 배우이자 연출가인 김명곤이 맡았다. 영화 서편제의 유봉 역으로 청룡영화상 남우주연상을 받은 그는 서편제는 물론 임권택 감독 춘향뎐의 각본을 직접 쓴 것으로도 유명하다. 김 연출은 “이야기를 위해 음악이 양보했던 것을 지양하고 창극이 창극다워야 한다는 생각으로 기초부터 다지겠다”며 극(劇)보다는 창(唱)에 방점을 두겠다는 포부를 밝혔다. 이 같은 의견에 유 감독도 깊게 공감하며 배우들을 지도하고 있다. 국립극장 70주년을 기념작의 완성도를 높이기 위해 각 분야 전문가들도 합류했다. 뮤지컬 엑스칼리버의 무대디자이너 정승호를 필두로 뮤지컬 웃는 남자의 조명디자이너 구윤영, 국립창극단 패왕별희의 영상디자이너 조수현, 드라마 구르미 그린 달빛의 의상·장신구디자이너 이진희 등 최고의 창작진이 힘을 합쳐 매혹적인 무대를 빚어낼 예정이다.
춘향 역에는 국립창극단 대표 주역 이소연, 신예 소리꾼 김우정이 더블 캐스팅됐다. 몽룡 역 김준수, 월매 역 김차경·김금미, 변학도 역 윤석안·최호성, 향단 역 조유아, 방자 역 유태평양 등의 활약도 기대를 모으고 있다.
한편 이번 공연에서는 신종 코로나바이러스감염증(코로나19) 극복을 위한 ‘사회적 거리두기’의 일환으로 객석 띄어 앉기가 시행된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