산업 기업

현대차, 2분기 코로나 악재 넘을까

■현대차 1분기 실적

프리미엄 신차·환율효과 타고

영업익 8,638억…전년比 4.7%↑

中법인 실적반영…순이익 42%↓

북미·유럽시장 등 코로나 타격에

2분기 수출시장 수요 꺾일수도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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현대자동차가 신종 코로나바이러스 감염증(코로나19) 여파에도 올 1·4분기 전년 동기 대비 영업이익이 소폭 증가했다. 하지만 코로나19로 약 9년 만에 처음으로 분기 판매량이 100만대 아래로 내려갔다. 현대차(005380) 자체적으로도 북미와 유럽 등 수출 시장의 수요 부진에 따른 영향이 본격 반영되는 2·4분기부터 실적하락이 불가피하다고 보고 있다.

현대차는 23일 서울 양재동 본사에서 콘퍼런스콜을 열고 올 1·4분기 지난해 같은 기간보다 4.7% 늘어난 8,638억원의 영업이익을 기록했다고 밝혔다. 매출액은 25조3,194억원으로 전년 동기 대비 5.6% 증가했다. 하지만 당기순이익은 전년 동기 대비 42.1% 감소한 4,011억원에 그쳤다.

미국 앱티브와 만든 자율주행 합작법인에 현물출자한 지적재산권 가치 1,056억원이 영업이익에 잡히기는 했지만 이를 감안해도 ‘선방’이라고 평가할 수 있다. 증권가에서는 현대차의 올 1·4분기 영업이익이 전년 동기 대비 13.6% 하락할 것으로 예상했다.


구자용 현대차 IR담당 전무는 “GV80, 더 뉴 그랜저 등 최근 출시한 고부가가치 주력 신차들이 판매믹스 개선에 기여했다”며 “원·달러 환율 상승효과도 이익개선에 도움이 됐다”고 설명했다. 실제 더 뉴 그랜저 등 덩치가 큰 ‘D차급’ 판매 비중은 전년 동기 7.3%에서 11.0%로 높아졌고 스포츠유틸리티차량(SUV) 비중도 38.0%에서 42.9%로 올라섰다. 현대차는 수익성 높은 신차로 인한 영업이익 증가 효과는 3,520억원, 환율효과에 따른 긍정적 효과는 2,190억원으로 추정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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영업이익과 달리 당기순이익이 급감한 것은 지난 2월 코로나19로 인해 전시나 다름없는 상황을 겪은 중국 내 법인의 실적이 반영됐기 때문이다. 중국법인은 현대차의 투자사여서 지분법손익으로 실적에 반영돼 영업외손익으로 인식된다. 올 1·4분기 베이징현대차의 중국 판매량은 전년 동기 대비 51.7% 감소한 약 6만3,000대에 불과했다.

중국 시장과 더불어 전체 자동차 판매량도 크게 줄었다. 올 1·4분기 90만3,371대로 2011년 3·4분기 이후 처음으로 100만대를 밑돌았다. 북미를 제외한 모든 지역에서 감소세가 두드러졌다. 지난해 1·4분기 102만1,391대보다 11.6% 감소했다. 현대차가 추산한 판매량 감소로 인한 영업이익 손실은 2,260억원에 달했다.

시장의 시선은 코로나19 영향이 본격화되는 2·4분기를 향해 있다. 지난달부터 코로나19가 북미와 유럽으로 본격 확산돼 사실상 경제활동을 중단한 상태다. 생산과 판매가 올스톱됐고 소비자들도 차를 살 엄두를 내지 못하는 상황이다. 구 전무는 “코로나19 영향으로 글로벌 산업수요는 24% 감소했고 확산이 본격화한 3월에는 40%나 줄었다”며 “3월 중순 이후부터는 미국과 유럽 인도의 감소세도 두드러지고 있어 올 상반기 내내 수요감소세가 지속될 것으로 예상된다”고 말했다. 그는 이어 “만약 하반기에 판매가 회복된다고 해도 연간 수요는 큰 폭으로 감소할 것으로 보인다”고 덧붙였다.

다만 일각에서 우려하는 유동성과 관련해 현대차는 “약 11조원(자동차 부문)의 현금을 보유하고 있다”고 밝혔다. 김상현 재경본부장(전무)은 “글로벌 수요 급감을 고려해도 현재 보유 현금 기준으로 연말까지 유동성 관리가 가능한 수준”이라며 “자금 조달을 위한 다양한 활동과 함께 사태 장기화에 대비해 투자 우선순위를 검토하고 필수 투자 지출도 준비할 것”이라고 강조했다./박한신·서종갑기자 hspark@sedaily.com

박한신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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