산업 기업

기아차, 1분기 순익 '반토막'…"유동성 10조 확보 최악 상황 대비"

당기순익 2,660억원 전년동비 대비 59%↓

코로나19 영향 먼저 받은 중국·유럽 판매↓

"2·4분기 영향 본격화…경영심각화 우려"

10조 규모 유동성 확보해 불확실성 대비




기아자동차 1·4분기 당기순이익이 ‘반토막’났다. 신종 코로나바이러스 감염증(코로나19) 타격이 본격화한 4월에만 8만8,000대의 생산 차질이 발생할 것으로 전망돼 2·4분기 실적 전망은 오리무중이다. 기아차(000270)는 10조원 규모 유동성을 확보해 최악의 시나리오까지 대응한다는 방침이다.

기아차는 24일 올 1·4분기에 매출액 14조5,669억원, 영업이익 4,445억원, 당기순이익 2,660억원을 기록했다고 밝혔다. 매출액은 작년 동기보다 17.1% 늘었고 영업이익은 25.2%, 당기순이익은 59% 하락했다.

매출액은 원화 약세와 국내 신차 판매 호조, 미국에서 텔루라이드·셀토스 등 고수익차종의 판매 확대 등 영향으로 증가했다. 반면 영업이익과 순이익이 크게 감소한 이유는 작년 동기에 통상임금 노사합의에 따른 충당금 4,300억원이 환입된 데 따른 영향이다. 작년 2월 기아차는 노조가 제기한 통상임금 미지급금 청구소송 2심에서 패소하며 과거에 쌓아둔 1조원 규모의 충당부채 중 일부를 영업외수익으로 환입했다.


1·4분기 차량 판매는 64만8,685대를 기록해 작년 동기 대비 1.9% 줄었다. 전년 대비 국내에서는 1.1% 증가했지만 해외에서 2.6% 감소했다. 해외 주요 권역별로는 △북미권역에서 전년 대비 8.9% 증가한 19만3,052대 △유럽권역에서 10.1% 감소한 11만7,369대 △중국에서 60.7% 감소한 3만2,217대 △러시아·아프리카/중동·중남미 등 기타 시장에서 2.4% 감소한 19만4,272대를 판매했고 △인도는 3만9,677대를 기록했다. 차량 판매 감소는 코로나19 영향으로 인한 생산 차질과 수요 감소 때문이다. 코로나19 영향을 먼저 받은 중국과 3월부터 영향을 받기 시작한 유럽의 판매량이 떨어지는 이유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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문제는 2·4분기부터다. 올해 2월까지 코로나19 사태는 아시아 국가를 중심으로 확산했지만 3월부터는 전 세계로 퍼져 기아차는 글로벌 생산·판매 타격이 불가피하다. 기아차 관계자는 “3월 말부터 주요 지역에서 생산과 판매 중단이 시작되면서 2·4분기에는 심각한 경영 악화가 우려된다”며 “4월 생산 차질만 8만8,000대고 이 중 국내 물량이 1만6,000대, 해외 물량이 7만2,000대 가량이다”고 말했다. 판매망의 경우 미국은 50%, 유럽은 45% 가량 가동 중인 것으로 추정된다. 기아차는 “미국의 경우 가동되는 딜러가 30%, 제한적 운영이 50%, 완전 미가동이 50%로 대략 50% 가동률을 유지하고 있다”고 설명했다. 유럽은 45% 정도 딜러가동률을 보이는 것으로 전해졌다. 동시에 기아차는 현지 전략 수정에 나섰다. 우선 기아차는 올해 8월로 예정됐던 미국 내 쏘렌토 양산 시점을 9월로 연기하고 카니발은 내년 양산하기로 했다. 고수익 RV 차종 판매에 집중하면서 특별 할부 구매 프로그램 운영, 전방위적 딜러 지원에 나선다는 구상이다. 다행히 부품 수급에는 무리가 없는 것으로 드러났다.

기아차는 10조 규모 유동성을 확보해 불확실성에 대비한다는 방침이다. 당초 계획했던 7조9,000억원 규모 유동성에 회사채 등 외부조달로 3조원을 더해 10조원을 마련한다는 계획이다. 기아차는 지난 14일 실시한 3,300억원 규모 회사채 수요예측에서 7,200억원 수준 기관 수요를 확보해 발행액을 6,000억원까지 늘리기도 했다.

동시에 미래차 투자는 계속한다는 계획이다. 주우정 기아차 재경본부장은 “우리가 가진 투자계획, 순수 연구개발(R&D), 제품개발과 관련된 꼭 필요한 부분은 전혀 건드리지 않을 것“이라며 ”플랜S는 지속적으로 일관되게 추진하겠다“고 설명했다. 플랜S는 기아차가 과감하고 선제적인 대응을 위해 모빌리티, 전동화, 커넥티비티, 자율주행 등 미래 자동차 산업의 새로운 영역을 선도하기 위한 전략이다.


서종갑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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