기아자동차의 1·4분기 영업이익이 작년 동기 대비 25.2% 감소한 4,445억원을 기록했다.
기아차(000270)는 24일 올 1·4분기에 매출액 14조5,669억원, 영업이익 4,445억원, 당기순이익 2,660억원을 기록했다고 밝혔다. 매출액은 작년 동기보다 17.1% 늘었고 영업이익은 25.2%, 당기순이익은 59% 하락했다. 증권가에서는 당초 매출은 11.83% 늘고 영업이익은 41.27% 감소했을 것으로 전망했다. 뚜껑을 열어보니 매출은 예상치보다 높았고 영업이익 낙폭은 예상보다는 적었다.
시장 예상을 웃도는 실적을 냈지만 기아차 표정은 썩 밝지 않다. 신종 코로나바이러스 감염증(코로나19) 영향이 1·4분기에는 미미하게 반영됐다면 2·4분기부터는 본격화할 것으로 예상돼서다. 1·4분기 실적이 시장 예상치를 웃돈 것에 대해 기아차 관계자는 “1·4분기는 코로나19가 전 세계적으로 확산되기 전이라 중국을 제외한 지역에서 우호적인 원-달러 환율, 국내와 미국을 중심으로 한 신차 효과, 제품 믹스 개선 등 용인이 실적에 반영됐다”고 설명했다.
1·4분기 판매대수는 전년보다 1.9% 떨어진 64만8,685대를 기록해 예상보다 낙폭이 적었다. 내수는 셀토스, 신형 K5 등 신차 효과에 기인해 전년보다 1.1% 증가했고 해외는 미국과 러시아가 각각 11.3%, 6.6% 상승했지만 중국 판매가 60.7% 급감하며 전체 해외 판매는 2.6% 줄었다.
다만 판매 감소에도 매출이 늘어난 건 텔루라이드, 셀토스 등 스포츠유틸리티차량(SUV)·고부가 차종 위주 제품 판매가 늘어서다. 영업이익은 원-달러 환율 효과(970억원)가 있었지만 통상임금 환입효과가 있던 작년보다 크게 줄었다. 영업이익률은 3.1%로 전년 동기 대비 1.7% 포인트 하락했다.
문제는 2분기부터다. 올해 2월까지 코로나19 사태는 아시아 국가를 중심으로 확산했지만 3월부터는 전 세계로 퍼져 기아차는 글로벌 생산·판매 타격이 불가피하다. 기아차 관계자는 “3월 말부터 주요 지역에서 생산과 판매 중단이 시작되면서 2·4분기에는 심각한 경영 악화가 우려된다”며 “상황변화에 촉각을 기울이고 신차를 앞세워 판매 감소 최소화에 주력할 것”이라고 말했다.
기아차는 미국 시장에 신형 쏘렌토, 인도는 3분기 엔트리급 신규 SUV를 투입할 계획이라고 덧붙였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