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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책꽂이-초예측 부의 미래]세계적 석학 5인의 현대 자본주의 전망

■유발하라리 외 4인 지음·웅진지식하우스 펴냄




과학기술을 등에 업은 자본주의는 세계 곳곳의 부와 권력의 지각을 뒤흔들고 있다. 대전환의 파도 앞에서 변화를 꿰뚫어 미래의 큰 흐름을 읽어내는 작업이 무엇보다 중요한 이유다. ‘현대 자본주의는 계속될까’ ‘빅데이터가 모든 부를 차지할 것인가’…. 누구도 쉽게 답할 수 없는 질문 앞에 세계적인 석학 5인이 저마다의 전망을 내놓았다.

‘초예측 부의 미래’는 지난해 일본 NHK에서 방영된 다큐멘터리 ‘욕망의 자본주의’의 인터뷰를 엮은 책이다. 자본주의, 거대 디지털기업, 암호화폐, 탈진실 등 각자 다른 주제로 진행된 인터뷰 내용을 문답 형식으로 정리했지만, 각각의 답변은 ‘과학기술은 현대 자본주의를 어떻게 바꿀 것인가’라는 대주제로 자연스럽게 이어진다.


‘사피엔스’의 저자인 역사학자 유발 하라리는 ‘현대 자본주의 앞에는 어떤 미래가 기다리는가’라는 주제를 다룬 첫 장에서 감시 자본주의 시대를 우려한다. 빅데이터 발달 속에 정보의 패턴을 학습하고 알고리즘화하는 효율적인 방법은 과거 공산주의에서 작동하던 ‘중앙집중형 정보처리 시스템’이다. 결국 부와 권력의 원천인 데이터를 누가 차지하느냐에 따라 정치·경제·사회 모두가 바뀔 수밖에 없다는 게 그의 전망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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2장 ‘거대 디지털 기업들은 세계를 어떻게 바꿀 것인가’는 현재 데이터 권력을 쥔 ‘GAFA(구글·애플·페이스북·아마존)’를 정조준한다. ‘플랫폼 제국의 미래’를 쓴 스콧 갤러웨이는 혁신으로 성장한 이들 플랫폼 기업이 인재를 빨아 들이고, 잠재적 경쟁자는 매수하며 오히려 혁신을 저해하는 등 합법적인 악행을 저지르고 있다며 ‘독점 기업 분할’ 같은 방식의 정부 개입을 주문한다.

3·4장에서는 GAFA에 대항할 기술로서 블록체인에 대한 상반된 평가를 소개한다. 가상화폐 개발자 찰스 호스킨슨은 블록체인이 거래의 중개자인 GAFA를 생략해 그들의 독점력을 약화할 수 있다며 블록체인 기술과 암호화폐를 ‘자본주의를 더욱 완벽하게 만들어줄 도구’라고 주장하지만, 2014년 노벨 경제학상 수상자 장 티롤은 “암호화폐는 실패할 것이며 사회에 무익한 정도가 아니라 유해하다”고 단언한다.

마지막인 5장 ‘탈진실의 시대에 가치의 위기를 어떻게 극복할 것인가’의 초점은 개인으로 옮겨간다. 철학자인 마르쿠스 가브리엘은 인간이 사고방식을 바꿔 같은 현상을 다른 각도에서 보고 파악해야 스스로를 지킬 수 있다고 말한다. 저마다의 초예측 6장을 써내려갈 독자에게 그의 메시지는 의미 있는 길잡이가 될 듯하다. “어떤 예측에 대해 반대 방향에서 살펴보세요. 진실이라고 믿는 것의 숨겨진 일면을 탐색해야 합니다.” 1만5,000원.


송주희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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