中企 급여지급에 3,100억弗...대기업은 사실상 제외

미국 의회가 23일(현지시간) 신종 코로나바이러스 감염증(코로나19) 대응을 위한 네 번째 경기부양 차원인 4,840억달러(596조원) 규모의 예산 법안을 처리했다.

로이터통신 등에 따르면 미 하원은 이날 4,840억달러 규모의 4단계 예산 법안을 찬성 388명, 반대 5명의 압도적 찬성으로 통과시켰다. 지난 21일 상원의 문턱을 넘은 지 이틀 만이다. 한국의 올해 예산 512조원보다도 큰 규모다.

이 가운데 중소기업의 직원급여 지급을 위한 대출인 급여보호프로그램(PPP)에 가장 많은 3,100억달러가 배정됐다. 앞서 의회는 지난달 말 처리한 경기부양 법안에도 3,500억달러의 PPP 관련 예산을 담았지만 프로그램이 시행 2주도 안 돼 고갈되면서 추가로 예산을 책정했다. 또 중소기업 자금 대출에 600억달러, 병원 지원에 750억달러, 코로나19 검사 지원에 250억 달러 등이 배정됐다. 도널드 트럼프 미 대통령이 법안 처리 후 신속히 서명하겠다고 밝힌 만큼 곧바로 시행될 것으로 전망된다.

이날 통과된 예산안을 포함해 미 의회는 49일 만에 코로나19 대응을 위해 총 3조달러(3,693조원)에 육박하는 4개의 예산안을 마련했다고 외신들은 전했다. 미국의 2020회계연도 연방정부 예산 4조7,900억달러의 60%에 달하는 규모다. 의회는 지난달 5일 1단계 83억달러를 시작으로 18일 2단계 법안을 처리했으며 27일에는 무려 2조2,000억달러의 3단계 법안을 통과시켰다.



한편 미 재무부는 이날 대기업의 PPP 이용을 사실상 제한하는 새로운 지침을 발표했다. 지침에 따라 앞으로 PPP 지원을 받으려는 기업은 지원의 필요성을 입증해야 한다. 특히 자본시장에 접근할 수 있는 상장기업들은 대출에 필요한 인증을 받기 어려워졌다.

이는 중소기업의 재정지원과 고용안정을 위해 마련한 PPP가 정작 필요로 하는 기업과 소상공인에게 돌아가지 않는다는 지적에 따른 것이다. 실제로 자산 16억달러(약 1조9,572억원)인 햄버거 체인 쉐이크쉑이 1,000만달러(약 122억원)를 받았고 미국 내 지점만도 150개에 달하는 루스크리스스테이크하우스도 2,000만달러를 수령했다. 이들은 대기업이 중소기업을 위한 대출제도를 갈취한다는 비난이 쏟아지자 대출금을 전액 반환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