신임 법무부 차관에 고기영(55·사법연수원 23기) 서울동부지검장이 27일 임명됐다.
그는 지난 1월 서울동부지검장으로 부임했을 때 취임사로 “절제된 검찰권 행사”를 강조해 여러 해석을 낳은 바 있다. 당시 서울동부지검은 유재수 전 부산시 경제부시장에 대한 청와대의 감찰 무마 사건을 수사하던 중이었다. 권력을 향한 수사 ‘힘 빼기’라는 지적이 곳곳에서 나왔다. 윤석열 사단이 대거 지방으로 좌천되면서 새로 요직에 부임한 검사장들은 한목소리를 냈었다. 당시 이성윤 신임 서울중앙지검장도 취임사로 “국민들의 인권을 보호하기 위해 절제된 검찰권 행사가 필요하다”고 강조한 바 있다.
고 신임 차관은 윤석열 검찰총장과 사법연수원 동기지만 다섯 살 어리다. 고 신임 차관은 2006년 대검찰청 검찰연구관, 2014년 제주지검 차장검사, 2017년 법무부 범죄예방정책국장, 2018년 대검 강력부장, 2019년 부산지검장, 2020년 서울동부지검장 등 요직을 거쳐왔다. 검찰 내에서 빠르고 정확한 판단력과 함께 안정감 있는 조직관리 능력을 갖췄다고 평가 받는다. 공안수사와 기획 업무를 두루 맡았다. 광주 출신으로 광주인성고와 서울대 사법학과를 졸업했다.
고 신임 차관은 추미애 법무부 장관의 신임을 받는 것으로 알려졌다. 추 장관과 청와대의 검찰개혁을 완수하는 데 고 차관이 역할을 할 것으로 보인다. 검사의 수사-기소 분리 등 검찰개혁 현안들이 신종 코로나 바이러스 감염증(코로나19) 확산으로 지난 2월부터 잠정 중단됐으나 조만간 다시 관련 논의가 이어질 전망이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