스티븐 므누신 미국 재무장관이 신종 코로나바이러스 감염증(코로나19) 확산으로 침체에 빠져든 경제가 3·4분기에는 회복할 것이라며 분위기 띄우기에 나섰다.
므누신 장관은 26일(현지시간) 폭스뉴스에 나와 “우리가 5월이나 6월에 경제를 다시 열기 시작하면 7월·8월·9월에는 경제가 정말로 반등하는 것을 보게 될 것”이라며 “수조 달러의 돈이 경제에 투입되고 있는데 이는 엄청난 효과”라고 밝혔다. 이어 “우리는 전례 없는 유동성을 갖고 있다”며 “기업이 문을 열기 시작하면 수요 측면의 반등이 있을 것”이라고 덧붙였다.
므누신 장관의 발언은 경제수장으로서의 정책 의지가 담겨 있다는 점에서 무게감이 있다. 현재 투자은행(IB)들은 미국 경제가 2·4분기에 최대 -50%(전 분기 대비 연환산 기준) 역성장한 뒤 3·4분기부터 반등할 것으로 보고 있다. 므누신 장관의 예측과 비슷하다. 의회예산국(CBO)도 하반기에 17% 성장한다고 점쳤다.
이와 관련해 케빈 해싯 백악관 경제선임보좌관은 이날 “실업률이 16%까지 치솟아 대공황 수준으로 갈 수 있다”며 “코로나19는 내가 지금까지 봐왔던 것 중에 가장 큰 쇼크다. 몇 달간 경제지표가 끔찍할 수 있다”고 재차 경고했다. 그러면서도 “지금까지의 입법으로 코로나19의 반대편에 희망적인 다리를 놓았다”며 “앞으로 3~4주 이상 V자 회복을 위한 최고의 가능성을 우리에게 줄 수 있는 계획을 모두가 함께 짤 것”이라고 강조했다. 대규모 추가 대책을 전제로 V자 회복에 대한 가능성을 제시한 셈이다.
도널드 트럼프 대통령도 오는 11월 대통령 선거를 앞두고 자신의 재선을 확실히 하기 위해 3·4분기에는 경제가 살아나고 있다는 평가를 받으려 안간힘을 쏟고 있다. 트럼프 대통령은 최근 팀 쿡 애플 최고경영자(CEO)와의 통화에서 “급락 후 빠른 반등을 의미하는 V자 회복이 기대된다”고 강조했다.
하지만 트럼프 대통령이 희망하는 빠른 경제 회복의 현실화에는 변수가 적지 않다. 월스트리트저널(WSJ)은 “V자 반등은 코로나19의 확산과 주지사들의 경제재개 속도, 2차 유행 등 알려지지 않은 많은 것들에 달려 있다”며 “일부 공화당원들은 늘어나는 국가부채에 대한 우려를 제기하고 있다”고 분석했다.
3·4분기에 경기가 살아나도 다시 고꾸라지는 ‘더블딥’ 우려도 여전하다. 제프리 프랭클 하버드대 케네디스쿨 교수는 “대규모의 테스트를 하기 전에는 경제활동을 재개할 수 없을 것 같다”며 “의회가 부채의 심각성을 깨닫게 되면 내년에 부양책을 줄이면서 W자 회복이 될 수 있다”고 주장했다. /뉴욕=김영필특파원 susopa@sedaily.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