신임 법무부 차관에 고기영(55·사법연수원 23기) 동부지검장이 임명된다. 오는 7월 정기인사를 앞두고 이뤄진 ‘원포인트’ 인사인 터라 앞으로 윤석열 검찰총장 라인을 비롯한 검찰 내 지각변동을 예고하는 신호탄이 아니냐는 관측이 나온다.
문재인 대통령은 고 지검장을 신임 법무부 차관에 임명할 예정이라고 27일 밝혔다. 강민석 청와대 대변인은 이날 서명 브리핑에서 “빠르고 정확한 판단력과 함께 안정감 있는 조직관리 능력을 갖춘 검사 출신”이라며 “법무부 업무에 대한 이해도가 높다는 평가를 받고 있다”고 설명했다. 고 신임 차관은 광주 출신으로 광주 인성고·서울대 사법학과를 거쳐 사법시험 33회에 합격했다. 이후 법무부 범죄예방정책국장, 대검찰청 강력부장, 춘천지검장 등을 역임했다. 공석이 된 서울동부지검장에는 이수권(사시 26기) 대검찰청 인사부장이 직무대리로 임명된다. 대검 인권부장은 노정환(사시 26기) 대검 공판송무부장이 직무대리 형식으로 겸임하게 된다. 이에 따라 김오수 차관은 법무부를 떠난다. 그가 지난 2018년 6월 법무부 차관으로 임명된 지 1년 10개월 만이다. 법무부 안팎에서 그의 다음 행선지로 점치고 있는 곳은 국민권익위원회 위원장이다. 박은정 현 위원장 임기가 6월로 마무리되는 터라 김 차관이 후임이 될 수 있다는 전망이 제기되고 있다. 다만 일각에서는 이성윤 서울중앙지검장과 함께 김 차관이 차기 검찰총장 후보군으로 오르는 게 아니냐는 분석도 있다.
법조계의 한 관계자는 “울산시장 청와대 선거개입 의혹·라임 사태 등 사건 수사가 본격화되고 있는 데 따라 검찰을 겨냥한 정치권 압박이 한층 거세질 수 있다”며 “정부가 올 하반기 개각을 단행하면서 검찰총장도 교체할 수 있다는 설이 고개를 들면서 김 차관과 이 지검장이 유력 후보군으로 꼽히고 있다”고 지적했다. 그는 이어 “이에 앞서 거론되는 게 검찰 내 대거 인원 교체”라며 “이른바 윤 총장 라인이 재차 인사에서 타격을 입을 경우 직간접적으로 윤 총장의 행보에 영향을 줄 수 있다”고 덧붙였다. 차관 인사를 시작으로 법무부·검찰 등 도미노 인사가 가능하다는 얘기다. 앞서 법무부는 올 1월 인사 때 고검 기능 개편과 검사장 직급 폐지 검토의 필요성을 고려했다며 대전·대구·광주고검 차장을 공석으로 남겨뒀다. 또 이용구(사시 23기) 법무부 법무실장이 이날 사의를 표명해 후임자 선발을 위한 공모 절차도 필요하다. 1월 사직한 황희석 전 인권국장은 물론 마광열 전 감찰관 후임도 공모 절차가 진행 중이다.
/안현덕·박준호기자 always@sedaily.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