6·15공동선언 20주년을 맞아 시민·노동·종교단체들이 남북공동선언 이행을 독려하기 위한 준비위원회를 발족했다. 다만 신종 코로나바이러스 감염증(코로나19) 사태가 여전한 데다 김정은 북한 국무위원장의 행방도 묘연해 이번에도 북한의 호응을 얻어낼 수 있을지는 미지수다.
6·15공동선언실천남측위원회(남측위)와 민족화해협력범국민협의회, 한국종교인평화회의, 한국진보연대, 민주노총, 한국노총 등 57개 단체는 27일 서울 연지동 기독교회관에서 6·15공동선언 20주년 준비위원회 발족식과 4·27판문점선언 2주년 기념식을 열었다. 이들은 이어 남북공동선언의 전면적인 실현뿐 아니라 대북제재 중단, 남북의 전면적인 교류 실현, 군사행동 및 대결 중단, 국방예산의 대폭 감축 및 민생·보건예산으로의 전환 등을 요구했다.
이들은 준비위 발족선언문에서 “6·15공동선언부터 10·4선언, 4·27판문점선언, 9·19평양공동선언으로 이어지는 남북 공동선언들은 모두 ‘우리의 운명은 우리 스스로 개척하자’는 민족자주, 민족자결 정신으로 연결돼 있다”며 “평화와 통일을 향한 훌륭한 약속들을 이제는 충실히 지키고 결실을 거둬내야 한다”고 강조했다. 이창복 남측위 상임대표의장도 기념사에서 “우리 민족의 운명은 우리 스스로 결정한다는 민족자주의 원칙은 그 어떤 상황에서도 확고히 틀어쥐어야 할 남북공동선언들의 정수”라며 “상대방을 겨냥한 일체의 적대 행동 을 중단하고 단계적 군축으로 나아가야 하는데 4.27선언 2주년을 앞두고 한미연합공군훈련이 강행된 것은 참으로 유감스러운 일”이라고 밝혔다.
6·15 남북공동선언은 지난 2000년 김대중 전 대통령과 김정일 전 북한 국방위원장의 첫 남북 정상회담에서 채택됐다. 선언문에는 ‘남측의 연합제안과 북측의 낮은 단계의 연방제안이 서로 공통성이 있다고 인정하고 앞으로 이 방향에서 통일을 지향시킨다’ 등의 내용이 담겼다. 남북은 이를 기념하기 위해 2001~2008년 공동 행사를 개최했지만 2009년부터는 이 행사를 더 이상 열지 않았다.
올해에도 코로나19로 북한이 국경을 모두 봉쇄한 데다 김정은까지 잠행을 하고 있어 공동 행사 개최 가능성은 아직 낮은 상태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