사회 사회일반

코로나 100일 반갑지 않은 황금 연휴…“랜선 여행 밖에 못해요”

회사 휴가 권장에도 해고 공포에 여유 없어

인터넷으로 여행 떠나는 ‘랜선여행’ 인기

코로나19 여파에 집에서 인터넷으로 유명 관광지를 찾아보는 ‘랜선여행’이 인기를 끌고 있다. 프랑스 관광청이 제공하는 랜선여행 콘텐츠./자료=프랑스 관광청 홈페이지코로나19 여파에 집에서 인터넷으로 유명 관광지를 찾아보는 ‘랜선여행’이 인기를 끌고 있다. 프랑스 관광청이 제공하는 랜선여행 콘텐츠./자료=프랑스 관광청 홈페이지



신종 코로나바이러스 감염증(코로나19)이 소강 국면에 접어들면서 제주 등이 특수를 누리고 있다지만 황금연휴가 반갑지 않은 사람들도 많다. 경영 어려움에 회사는 휴가를 권하지만 해고에 노출되고 소득이 감소해 여유를 즐기기 힘든 사람들이 늘어난 탓이다. 경제적 불안은 물론이고 바이러스 방지 차원에서 집에서 해외 관광지를 인터넷으로 찾아보는 ‘랜선 여행’이 대신 인기를 끌 것으로 전망된다.

28일은 지난 1월 20일 중국 우한시에서 입국한 중국인 여성을 시작으로 코로나19가 국내에서 발생한 지 100일이 되는 날이다. 30일부터 다음 달 5일까지 징검다리 휴일이 예정돼 있지만 코로나19는 황금연휴를 맞이하는 사람들의 일상에도 큰 영향을 미쳤다. 의료진의 헌신과 국민들의 참여에 타국 대비 피해 규모를 최소화 했지만 보건 위기 이후 찾아온 경제 위기가 확산 되고 있는 탓이다.


우선 다수 기업들이 황금연휴 기간 노동자들의 휴가를 적극 권장하고 있다. 과거 징검다리 연휴는 근무 조건이 좋은 대기업에서나 가능한 일이었지만 코로나19 탓에 경영 어려움이 커진 중소기업들이 연차를 권장해 각종 비용을 절감해야 할 상황에 놓였기 때문이다. 대전의 한 중소기업에서 근무하는 직원은 “공장을 돌려 제품을 생산해도 판매가 힘든 상황이라 생산직을 중심으로 장기 휴가를 권하는 분위기”라고 설명했다.



하지만 직원들 입장에서는 황금연휴를 즐기기가 힘들다. 코로나19로 인한 경기 악화 국면에서 정규직과 비정규직을 가리지 않고 해고 위험이 커졌고 소득이 감소해 경제적 불안이 커진 탓이다. 이날 고용노동부가 발표한 사업체 노동력 조사에서는 지난 3월 종사자 1인 이상 국내 사업체의 전체 종사자수가 사상 처음으로 감소세를 기록했다. 노동자 입장에서는 최악의 경우 곧 퇴직할지 모르는 상황에서 맞이하는 연휴에 마음 놓고 놀러가기가 힘든 것이다.

제주도 등 유명 관광지를 찾는 사람들이 늘었지만 해외 여행수요를 흡수한 것일 뿐 관광업계가 전반적으로 살아나고 있는 상황도 아니다. 제주도와 제주관광공사에 따르면 이번 연휴 제주도를 찾는 국내 관광객 1,000명을 대상으로 설문조사를 진행한 결과 왜 제주를 선택했냐는 질문에 응답자의 56.1%는 ‘해외여행 대체지로 적절해서’라고 답했다. 제주도와 강원도 일부 지역 등 유명 관광지를 제외하면 황금 연휴 특수가 크지 않을 것이라는 분석이 나오는 이유다.

‘사회적 거리두기’를 이어가는 차원에서 연휴 기간을 집에서 보낼 계획을 갖고 있는 사람들도 많다. 취업포털 인크루트 성인남녀 1,345명을 대상으로 공동 조사한 결과 연휴계획 1위는 ‘집에서 휴식할 것’으로 나타났다. 국내여행은 7.4%로 높지 않았다. 이러한 가운데 인기를 끌고 있는 것은 해외 관광지를 인터넷으로 검색해 찾아보는 ‘랜선여행’이다. 현재 세계 각국 관광청들이 인터넷 홈페이지를 통해 자국의 관광상품을 디지털 콘텐츠로 제공하고 있고 이를 즐기는 사람들이 많아진 것이다.


이경운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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