국제 경제·마켓

커촹반 이어 촹예반도 등록제 도입…이번엔 中 증시 성공할까

중국 베이징의 한 객장 모습.  /연합뉴스중국 베이징의 한 객장 모습. /연합뉴스



중국이 신종 코로나바이러스 감염증(코로나19) 사태로 자금난에 허덕이고 있는 기업들을 위해 중소벤처기업·스타트업 중심의 주식시장인 촹예반(창업판)의 기업공개(IPO) 제도를 기존 허가제에서 등록제로 바꾸기로 했다. 다만 중국 경제에서 주식시장의 가치가 한참 낮아 이것이 기업들의 직접자금 조달에 장애가 되고 있다.

28일 관영 신화통신에 따르면 전일 시진핑 국가주석 주재로 열린 중앙전면심화개혁위원회 13차 회의는 선전증시에 개설된 촹예반 시장의 상장 제도를 기존의 허가제에서 등록제로 전환하는 내용을 골자로 한 ‘촹예반 개혁 및 등록제 시범 이행에 관한 방안’을 심의 통과시켰다.


이에 따라 촹예반 IPO 예정 기업들은 서류 적격 여부만 검증 받으면 등록 절차에 따라 곧바로 상장하게 됐다. 기존에는 촹예반 상장 기준은 메인보드보다는 엄격하지 않지만 그래도 일정한 상장 심사를 통과해야 하는 번거로움이 있었다.

상장 문턱 또한 낮아졌다. 등록제 촹예반 신청 기업은 ■최근 2년간 순이익이 플러스를 기록하고, 누적 순이익이 5,000만 위안 이상일 것 ■시가총액 10억 위안 이상이고, 최근 1년간 순이익이 플러스를 기록해야 하며 매출이 1억 위안 이상일 것 ■시총 50억 위안 이상이고 최근 1년간 매출이 3억 위안 이상일 것중에서 한 가지만 충족하면 된다. 이르면 6월부터 촹예반의 등록제가 시작될 예정이다.


앞서 미중 무역전쟁 과정에서 지난해 중국은 기술기업에 특화된 커촹반(과학창업판)을 새로 추가 도입했는데 여기서 처음으로 IPO 등록제를 채택했다. 즉 IPO 등록제를 기존 커촹반에서 촹예반까지 확대한 셈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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촹예반은 지난 2009년 중소벤처기업을 위해 ‘중국의 나스닥’을 목표로 도입됐고 현재 800여개가 거래 중이지만 실제 기업들은 크게 효과를 보지 못했다. 이에 따라 무역전쟁과 함께 최근 특히 코로나19로 자금사정이 악화된 중소기업들의 상장을 늘여 숨통을 틔워주려는 차원에서 등록제가 계획된 것으로 풀이된다. 다른 메인보드 시장은 여전히 허가제로 유지되고 있다.

다만 중소벤처기업 대상으로 촹예반(선전증시), 커촹반(상하이증시) 등이 난립하는 상황에서 시장에 대한 규제도 여전하다는 점에서 증시 활성화를 통한 기업지원에는 한계가 있다는 지적도 적지 않다. 이달 초 불거진 미국 나스닥 상장사인 루이싱커피의 회계조작 사건에서 보듯 기업에 대한 신뢰는 바닥인 상황이다. 중국 상하이종합지수는 10여년째 3,000 내외 박스권에 머물러 있다. 이날 촹예반이 속한 선전성분지수만 0.47% 올랐을 뿐 상하이종합지수는 0.19% 오히려 하락했다.

베이징의 한 금융계 인사는 “미국 상장사의 통계도 믿을 수 없는데 중국 상장사는 오죽하겠냐는 투자자 불신이 증시 활성화의 최대 방해물”이라고 전했다.

/베이징=최수문특파원 chsm@sedaily.com

최수문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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