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신종 코로나바이러스 감염증(코로나19) 사태로 식당이 직격탄을 맞았잖아요. 저희가 e-식권(모바일 식권)을 대량으로 선매입해 도와드리려고 합니다.”
안병익(51·사진) 식신 대표는 28일 서울 강남구 역삼동 사무실에서 서울경제와 만나 “많은 기업과 계약을 맺고 e-식권을 관리하고 있는데 저희가 미리 식당에 한 달 치 식사대금을 지불했다”며 이같이 밝혔다. 안 대표는 앞서 KT 연구소에 근무하며 사내벤처에 참여해 인터넷 전자지도 서비스를 포털에 서비스한 데 이어 ‘친구·아이찾기’ 등의 위치 기반 서비스를 제공하는 포인트아이를 창업해 지난 2006년 코스닥에 상장시킨 경험이 있다. 현재 ‘배달의민족’ 등이 가입해 있는 한국푸드테크협회 회장을 맡고 있다.
2010년에는 맛집 콘텐츠 빅데이터 사업을 하는 ‘식신’을 창업, e-식권을 통해 금호산업·삼성엔지니어링·LS오토모티브·포스코건설 등 280여개 기업과 5,300여곳의 식당을 연결해주고 있다. 안 대표는 “식당들이 코로나19로 인해 매출이 급감하자 종업원도 줄이는 자구책 마련에 안간힘을 쓰고 있다”며 “우리가 미리 e-식권을 대량으로 구매하며 결제하되 식당은 할인해주는 식으로 윈윈하고 있다”고 소개했다. 대상은 우선 800여곳의 식당부터 시작해 연내 선지급을 희망하는 가맹 식당 전체로 확대하기로 했다.
안 대표는 “e-식권은 구내식당용 콤팩트 단말기로 결제시간을 획기적으로 단축해 직장인이 쓰기 편리하다”며 “기업들도 관리비용이 감축된다. 여기에 식당까지 상생하는 구조로 운용하게 됐다”고 설명했다. 기업은 장부·종이식권·법인카드 대신 식대관리 온라인 플랫폼을 이용해 관리비를 20%가량 줄이고, 직장인은 스마트폰 애플리케이션만 대면 되고, 식당은 고정매출을 늘릴 수 있어 모두에게 이득이 된다는 것이다. 그는 “모바일 식권은 2015년 서비스를 시작한 뒤 급성장하고 있다”며 “e-식권을 GS25와 CU 등 편의점에서도 사용할 수 있도록 했는데 국내 직장인 약 1,900만명 중 3분의1만 이용한다고 해도 연 7조원가량이 되는 큰 시장”이라고 설명했다.
유럽과 북미에서는 이든레드와 소덱소 두 회사가 e-식권을 통해 각각 연 26조원과 24조원의 거래 규모를 보이고 있고 빅데이터 기반 맛집 서비스의 경우 일본의 타베로그·그루나비도 약 3,000억원씩의 매출을 기록하고 있다. 중국 다중뎬핑은 약 20조원의 시장가치를 평가받고 있고 미국의 옐프도 나스닥에 상장돼 수조원의 가치를 형성하고 있다. 안 대표는 “식신은 미래에셋대우증권을 기업공개(IPO) 주관사로 선정하고 3·4분기 중 한국거래소에 상장예비심사를 청구해 연내 사업모델기반 특례상장을 목표하고 있다”며 “푸드테크 업계에서는 첫 특례상장 도전이라 책임감이 무겁다”고 털어놓았다. 이에 앞서 식신은 HB인베스트먼트 등으로부터 40억원 규모의 시리즈 C 투자유치를 받는 등 총 130억원의 투자를 유치했다.
한편 안 대표는 “스타트업은 전문성, 새 시장 발굴, 성실성, 불굴의 도전정신, 창의성, 가치와 비전 공유가 중요하다는 것을 절감하고 있다”며 “푸드테크 스타트업 지원에도 적극 나서겠다”고 말했다. /고광본 선임기자 kbgo@sedaily.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