대한불교조계종 종정 진제스님은 28일 “지금의 위기를 극복하기 위해서는 반목과 대립을 청산하고 새로운 미래를 열기 위해 대통합의 길을 열어야 한다”고 강조했다.
진제스님은 이날 서울 종로구 한국불교역사문화기념관에서 발표한 교시(敎示)에서 “법계(法界)가 서로 연기되어 있기에 우리는 홀로 존재할 수 없다. 서로를 용서와 화합으로 이 국난을 슬기롭게 극복하자”며 이같이 말했다. 종정은 불교계 최고 지도자로 교시를 통해 사부대중에게 가르침을 전달하고 있다.
이번 교시는 신종 코로나 바이러스 감염증(코로나19) 사태 속에 부처님오신날을 맞은 불교계의 노력을 치하하고 방향성을 제시하기 위한 차원이다. 진제스님은 “우리 불교는 전통적으로 나라가 위기에 처할 때마다 국민과 나라를 위해 헌신적으로 신명을 다 바쳐 국민과 아픔을 함께해 국난을 극복하고 국권을 수호해 왔다”며 “우주만물은 생명의 공동체이며, 존엄의 대상이다. 병마와 싸우고 있는 이웃이 본래 부처님 될 사람들이다. 중생이 앓으면 나도 아프다는 유마의 비원과 지장의 본원이 절실할 때”라고 전했다.
오는 30일 부처님오신날과 관련해서는 “우리 민족은 전통적으로 조상대대로 미풍양속인 연등대재를 봉행해 국리민복을 축원해왔고, 지금도 코로나 질병 소멸을 위해 축원하고 있다”며 “올해 부처님오신날은 우리나라 방방곡곡 모든 사찰에서 코로나 질병 소멸과 유명을 달리한 우리 국민, 세계 각국 국민을 위해 왕생극락을 천도하고 있다”고 말했다.
부처님오신날 행사를 한 달 뒤로 연기한 불교계의 결정도 높게 평가했다. 진제스님은 “지구상에 횡행하는 전대미문의 감염병 창궐에 대처함에 있어 조계종 총무원장 원행스님은 코로나 질병의 예방과 확산방지에 세계 어느 종교지도자보다 뛰어난 지혜와 높은 식견, 지도력으로 세계인류의 생명을 구제했다”고 치하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