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신종 코로나 바이러스 감염증(코로나 19)’이 글로벌 증시에 충격을 준 뒤 국내 코스피 지수가 가장 빠르게 회복한 것으로 나타났다. 각국 중앙은행의 양적완화 정책과 정부의 재정정책이 결합되면서 시장에 안도감을 주자 거셌던 외국인 투자가 이탈이 줄면서 증시 반등의 원동력이 되고 있다. 여기에 개인 투자자들의 매수세가 이들의 빈자리를 메우면서 지수의 하방 지지력이 됐다는 분석이다.
2일 한국거래소에 따르면 지난달 29일 코스피지수는 전거래일보다 0.7%(13.47포인트) 오른 1,947.56에 장을 마감했다. 이달 들어 250포인트 이상 상승하면서 1,950선 돌파도 가시권에 뒀다. 이에 따라 지난달 19일 1,457.64를 기록하면서 최저점을 찍었던 코스피지수는 29거래일 만에 33.61% 오르면서 완연한 회복세를 보였다.
특히 코스피 지수는 글로벌 주요 증시 중 지난달 최저점 대비 가장 높은 상승률을 기록했다. 미국 3대 지수인 ‘다우존스30산업평균지수’와 ‘스탠더드앤드푸어스500(S&P500)’지수, 나스닥지수(28일 기준)는 지난달 최저점 대비 각각 29.63%, 27.98%, 25.46% 상승했다. 독일 ‘DAX’지수는 최저점 대비 27.88%, 프랑스의 ‘CAC 40’지수 역시 21.70%의 상승률을 기록했다.
아시아 증시 가운데서도 코스피지수의 상승률은 월등했다. 중국 상하이종합지수는 지난달 24일 2,660.17로 최저점을 기록한 뒤 최근 2,810.02까지 올라 상승률은 5.63%에 그쳤으며 홍콩H지수는 지난달 19일이후 17% 가량 상승했다. 한국 증시와 가장 비슷한 움직임을 나타내는 대만 자취엔지수도 지난달 19일 8,681.34까지 하락했다 최근 1만선을 돌파했지만 최저점 대비 상승률은 22.29%로 코스피지수에 미치지 못했다. 아울러 일본 닛케이225지수도 최저점 대비 19.44% 상승해 20% 선을 넘지 못했다.
코스피지수의 반등이 글로벌 증시보다 더 뚜렷하게 나타난 것은 우선 지난달 주가 하락폭이 다른 증시에 비해 컸기 때문이다. 실제로 코스피지수는 올해 최고점 대비 35.71% 빠졌다. 이는 다우존스30산업평균지수(-37.09%)보다는 하락폭이 적지만 S&P500지수(-33.92%), 나스닥지수(-30.12%)보다는 컸고 일본·중국·홍콩·대만 등과 비교해서도 더 많이 내렸다. 특히 지난해 말까지 국내 증시가 다른 국가 증시보다 저평가돼 있었다는 점에서 지난달 낙폭은 과도했다는 평가도 나온다.
아울러 코로나 19 확산세가 확연하게 진정되는 모습을 보인데다 외국인들의 매도세가 주춤해진 것도 요인 중 하나로 꼽힌다. 여전히 개인 투자자들의 매수세가 이어지면서 증시에서 수급 문제가 불거지지 않고 있는 것도 코스피 지수의 반등세를 이끌고 있다는 분석이다. 최유준 신한금융투자 연구원은 “개인의 순매수 랠리가 지수를 올리기에는 역부족이었지만 개인 수급은 기본적으로 지수 하방을 지지하는 형태를 보였다”고 설명했다. 개인이 지수의 하한선을 지탱하는 상황에서 외국인들의 매도세가 한풀 꺾이자 지수의 반등이 가팔랐다는 설명이다.
‘코로나 19’의 재확산 등 돌발 상황이 발생하지 않는다면 당분간 코스피 지수는 큰 조정은 겪지 않을 것이라는 전망이 우세하다. 다만 코로나 19의 글로벌 확산세가 확연히 진정되거나 실물경제 상황이 개선되지 않을 경우 지수 상방 역시 제한될 수 있다는 분석이다. 김형렬 교보증권 리서치센터장은 “충격을 받는다 해도 지난 3월과 같은 충격의 위험은 수위가 낮아진 것으로 평가된다”며 “반등추세가 유지되기 위해서는 3월 이후 실물경제에 쏟아진 정책이 현재 한국기업의 가치를 이전 보다 레벨업 시킬 수 있다는 전제가 필요하다”고 말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