미군이 ‘죽음의 백조’로 불리는 B-1B 랜서의 괌 순환배치 사실을 사전에 한국군과 공유한 것으로 확인됐다. 3일 군 소식통에 따르면 미군은 최근 괌 앤더슨 기지에 B-1B 랜서 폭격기 4대와 약 2,00여명의 관련 장병을 배치했다. B-1B가 인도·태평양 지역에 배치된 것은 2017년 이후 처음이다. 이 소식통은 “미국 측은 사전에 우리 측과 (B-1B) 전력을 전개한다는 사실을 공유했다”고 전했다.
미 텍사스 공군기지 7폭격비행단 9폭격대대 소속인 B-1B는 6개월 단위의 괌 순환배치가 종료된 B-52H 전략폭격기를 대체한 전력으로 보인다고 군 관계자는 설명했다. 앞서 미군은 괌 앤더슨 기지에 배치했던 B-52H 폭격기 5대를 지난달 미 본토로 철수시켰다. B-1B 배치는 미군의 ‘예측하기 어렵게’(less predictable) 하는 글로벌 배치 계획에 따른 것으로 풀이된다. 미군이 폭격기를 상황에 따라 유연하게 운용하는 ‘폭격기의 존재’ 전략에 따라 역동적인 전력 전개 개념을 보여준 것이다.
이번 괌 배치로 한반도 인근을 비롯해 태평양 등에서 B-52H 대신 B-1B의 역할이 더욱 커질 것으로 전망된다. 일각에서는 미군이 B-1B 배치로 B-52H 철수에 따른 태평양 인근 미군의 영향력이 줄어들 수 있다는 우려를 불식시킨 것이라고 분석했다.
미군은 B-1B 배치 기간은 밝히지 않았다. B-1B 3대는 괌 기지에 바로 도착했고, 1대는 일본 동쪽 해상에서 해군과 합동 훈련 후 합류한다. 모양이 백조를 연상 시켜 ‘죽음의 백조’라는 별명을 가진 B-1B는 B-52, B-2와 함께 미국의 3대 전략폭격기다. 최대 탑재량이 B-52와 B-2보다 많아 기체 내부는 34t, 날개를 포함한 외부는 27t에 달한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