창문과 방충망 사이에 간편하게 설치해 바깥 미세먼지의 실내 유입을 획기적으로 줄일 수 있는 환기청정기 ‘파파블루’가 입소문을 타고 있다. 원리는 간단하다. 청정기 아래쪽 흡기구에서는 외부 미세먼지를 필터로 걸러 실내로 공기를 들이고, 위쪽 배기구에서 오염된 실내공기를 밖으로 내보내는 방식이다.
‘파파블루 환기청정기’를 생산·판매하는 파파플랜트의 강정수(46·사진) 대표는 5일 본지와 만나 “나이 어린 2명의 자식이 미세먼지 때문에 고생하는 모습이 안타까워서 (제품) 개발을 고민하다 창업까지 하게 됐다”며 “미세먼지철에도 창문을 열어 놓지 않고 환기를 할 수 있다는 것이 최대 강점”이라고 말했다. 파파블루는 이같은 강점때문에 홍보를 많이 안 했는데 입소문 만으로 “한 달에 500~600개씩 팔려 나갈 때도 있었다”고 한다. 실제 파파플랜트 매출액은 2018년 3,300만원에서 지난 해 2억2,000만원으로 570%나 급증했다.
파파블루는 아래쪽 흡기시스템을 통해 바깥 공기를 여과해 실내로 들여보는데 84㎡(34평형) 아파트 거실 기준으로 20분간 사용하면 미세먼지나 포름알데히드, 이산화탄소, 라돈(발암물질) 등의 공기 오염물질이 눈에 띄게 감소하는 것으로 알려졌다. 시중에 비슷한 제품이 있지만 강 대표는 “흡기구와 배기구가 붙어 있어 공기가 주위에서만 머무는 제품과는 달리 파파블루는 실내 대류 현상을 이용해 실내 전체 공간의 환기가 가능하다”고 자랑했다.
또 배기구와 흡기구 사이에는 투명한 폴리카보네이트 창이 있어 창문을 연 것처럼 밖을 볼 수 있고 제품을 설치한 이후에도 창문을 닫을 수 있다. 제품은 L사이즈 기준으로 높이 1.6m, 폭 350㎜, 두께 52㎜다. 창 높이 76㎝부터 2.5m까지 설치도 가능하다는 게 강 대표의 설명이다.
LG화학 연구원 출신인 강 대표는 아이들이 봄철 미세먼지가 심해 외출도 못하고 집안에서 고생하는 모습을 보고 2017년 실내 환기장치 개발을 결심했다. 회사 이름도 아버지란 뜻의 파파(papa)와 공장이란 뜻의 플랜트(plant)를 합친 파파플랜트로 지었다. 초기 창업자들이 늘 겪듯이 초기 어려움은 헤아릴 수 없이 많았다. 퇴직금 일부와 2018년 크라우드 펀딩 플랫폼인 와디즈에서 4,200만원을 모아 처음에는 마스크 개발에 나섰다. 제품 개발에 성공했지만 추가 투자 유치에는 실패했다. 이때 ‘괜히 창업했나’하는 후회도 없지 않았다. 강 대표는 “정부 사업이나 민간투자자 모두 바이오나 IT분야가 아니면 투자를 꺼리는 분위기가 팽배했다”며 당시 아쉬웠던 상황을 설명했다. 강 대표는 제품 자재를 LG화학이나 KCC 등과 같은 대기업 제품만 고집하고 있다. 생산도 국내 공장에만 맡겼다. 올해는 직접 유통에 뛰어든다. 파파플랜트의 유통채널은 온·오프라인 합쳐서 6곳이 전부다. 올 매출 목표는 10억원을 넘기는 것이다. 강 대표는 그는 “내 머리 속에는 20여개 아이템이 들어 있는데 이 가운데 2~3개는 올해 안에 반드시 상품으로 만들어 낼 것”이라고 강조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