신종 코로나바이러스 감염증(코로나19)이 주춤하면서 썰렁했던 극장에 관객들의 발길이 늘고 있다. 코로나19 방역 체제가 ‘사회적 거리두기’에서 ‘생활 속 거리두기’로 전환되면서 영화계도 정상화 될지 관심이 쏠리고 있다.
6일 영화진흥위원회 영화관입장권 통합전산망에 따르면 전날 관객수는 외화 9만 3,337명, 국내 작품 2만 1,363명을 합쳐 11만 4,700명을 기록했다. 이는 두 달 만에 최대 관객수로, 하루 관객 10만명을 오랜만에 넘어섰다.
올 들어 코로나19 여파로 인해 영화 관객은 역대 최저치를 경신했다. 1월 1,684만 3,696명에서 본격적으로 코로나19 영향을 미치기 시작한 2월 737만 2,110명, 3월에는 183만 4,450명으로 줄었다. 4월 총 관객은 97만 2,477명으로 집계됐고, 이는 2004년 이후 월별 관객으로는 역대 최저치이며, 100만명을 밑돈 것은 처음이다.
그러나 4월 말부터는 코로나19 확진자수가 진정세를 보임과 동시에 황금연휴가 시작되면서 영화계도 차츰 활기를 되찾고 있다. 황금연휴 첫날인 4월 30일, 약 한달 반 만에 하루 관객 10만명을 넘어섰다.
문을 닫았던 일부 영화관들도 영업을 재개하면서 활기를 도모하고 있다. CGV는 지난달 29일 전국 36개 지점의 극장 문을 열었고, 메가박스도 1일부터 21개 지점 영업을 다시 시작했다. 롯데시네마 또한 휴관했던 6곳의 운영을 지난달 30일부터 재개했다.
관객들 또한 지난 3개월간 하지 못했던 문화생활에 눈을 돌리고 있고, 가족들이 함께 즐길 수 있는 신작 영화들이 오랜만에 개봉해 극장은 점차 활기를 띠고 있다.
현재 박스오피스 1위부터 4위까지 영화 모두 황금연휴에 맞춰 개봉된 신작들이 이름을 올려놨다. 29일에 개봉한 애니메이션 ‘트롤: 월드 투어’(월트 도른·데이빗 P. 스미스 감독)이 연휴 첫날 1만 5,352명을 모았고, 누적 관객은 9만 3,306명으로 10만명 돌파를 목전에 뒀다.
이밖에도 대만 멜로 영화 ‘나의 청춘의 너의 것’이 누적 관객수 5만 6,197명, 김수환 추기경의 어린 시절을 다룬 ‘저 산 너머’가 5만 3,670명을 불러 모았다. 지난달 30일 개봉한 애니메이션 ‘캣츠토피아’도 1만 8,217명을 동원, 4위에 올랐다. 모처럼 재개봉작이 아닌 신작들이 박스오피스 상위권에 포진됐다.
코로나19 여파로 개봉을 무기한 연기했던 영화들도 속속 개봉일을 확정하고 있다. 3월 개봉 예정이었던 송지효·김무열 주연의 ‘침입자’는 오는 21일 개봉을 확정했고, 이제훈 조우진 등이 출연하는 범죄오락영화 ‘도굴’도 6월 개봉을 목표로 하고 있다.
코로나19 스트레스로 인해 위축된 일상생활에서 문화생활이 사실상 불가능해진 해외여행의 대안으로 떠오르고 있다. 또 6일부터 사회적 거리두기가 ‘생활 속 거리 두기’로 전환되면서 극장가도 더 활기를 띠어 5월을 ‘문화의 달’로 만들어 낼 수 있을지 관심이 쏠린다.